[캠프포커스] 동네북 신세 SK? 알고보면 시한폭탄!

주니치·한화·요코하마에 줄줄이 졌지만
신체 사이클 내리막때 오키나와 입성 탓
포수 박경완·정상호 개막전 맞춰 재활중
투수·야수 페이스 업…김감독 강공 채찍

사진제공｜SK 와이번스

SK 김성근 감독의 “SK는 6∼7위 전력” 발언은 오키나와 캠프의 화제였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SK가 7등이면 한화는 13등이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SK는 24일 기노완 구장에서 열린 요코하마와의 평가전까지 2-4로 패했다. 앞서 주니치에는 1-11로 대패했다. 한화를 만나서도 2회까지 0-10까지 밀리는 등 13점을 주고 졌다. 오키나와를 떠나기 전, 기자에게 김 감독은 “이기는 경기를 하나도 못 보여주고 보낸다”고 했다.

SK는 일본 고지 1차 캠프에서 실전 몸을 만들어놓는다. 이어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평가전을 실전처럼 치르며 주전경쟁을 본격화한다. 그리고 3월 시범경기에서 팀 플랜을 완성하는 수순을 밟는다. 그런데 아직까지 오키나와에서는 연전연패다. 정말 SK에 무슨 이상이 생긴 것일까? 엄살만은 아닌 것일까?

○연패의 속사정

SK 캠프는 격렬하기로 악명 높다. 특히 이번 캠프는 더 셌다. 인간인 이상, 사이클이 있는데 고지에서 바짝 올렸던 리듬이 저하되는 시점이 바로 오키나와에 막 들어온 때다. 바닥까지 떨어뜨렸다 다시 올려서 시범경기와 개막에 맞추는 것이다.

오키나와에 와서 SK가 주전급을 거의 가동하지 못한 것도 그래서다. 박정권, 최정을 제외하면 거의 몸이 올라오지 못한 상태다. 투수는 말할 것도 없다. 이걸 모를 리 없음에도 김 감독은 더 센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몸은 처져도 정신은 팽팽하도록 캠프에 긴장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SK가 저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비관론의 또 하나 근거는 포수 부재다. 박경완과 정상호가 전부 재활조에 들어가 있다. 둘은 회복 속도가 더딘 편이다. 마땅한 포수가 없는 상태에서 평가전을 치르고 있다. 그러나 개막 혹은 그 즈음에 박경완이 돌아오면 상황은 달라진다.

○긍정적 요소들

분위기가 침체돼 있다는 것은 곧 바닥을 치고 반등할 일만 남았다는 의미도 된다. 24일 요코하마전부터 주전급을 가동했고,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1루 박정권∼2루 정근우∼3루 최정∼유격수 박진만의 내야진은 철벽라인이다.

외야도 조동화∼김강민∼박재홍(안치용, 정진기)이 들어온다. 박정권이 우익수로 이동하면 최동수나 이호준이 1루로 온다. 둘은 지명타자에서도 경쟁한다. 마운드에서는 글로버와 김광현이 가파르게 올라오고 있다. 송은범도 감각을 찾아가고 있고, 매그레인도 조금씩 신임을 얻고 있다.

김 감독은 “7이닝을 던질 수 있는 몸을 만들라”고 했다. FA를 앞둔 이승호, 정대현의 불펜진은 건재하다. 가토 투수코치는 “김태훈과 박종훈을 지켜봐 달라”고 했다. 정우람, 엄정욱도 가세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플러스 요인이 발생하는 지점을 간과할 수 없다. 25일 나하에서 만난 허구연 해설위원은 “SK가 4강에 못 가면 말이 안된다”고 잘랐다. 바깥의 다수견해는 허 위원과 비슷하다.

구시카와(일본 오키나와현)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