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꺾고 리그 출범 후 짜릿한 첫 챔프
스타 의존 없어 모두가 해결사·수비수 역할
“작년 같은 패배는 싫다” 선수들 투지도 한몫
현대건설이 정상에 올랐다.
현대건설은 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0∼2011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6차전에서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정상에 등극했다. 시리즈 전적 4승2패. 이로써 현대건설은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첫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챔프전 최우수선수(MVP)에는 황연주가 선정됐다.
○모두가 하나로
쏠림 현상이 없었다. 모두가 해결사였고, 모두 수비수였다. 용병에 모든 공격을 의존하는 ‘몰빵 배구’는 현대건설과 어울리지 않았다.
이는 케니의 부진에서 비롯됐다. 챔프전 들어 페이스 난조를 보인 케니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황현주 감독은 레프트에서 라이트로 포지션을 바꿔주는 등 여러 방안을 모색했으나 잘 통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케니를 위한, 케니에 의한’ 팀이 아니었다.
주장 윤혜숙의 부드러운 리더십 속에 라이트 황연주, 센터 양효진과 김수지, 세터 염혜선 등 토종들이 하나가 됐다. 특히 물 오른 양효진은 고비 마다 가로막기 포인트로 팀을 구했다. 챔프 5차전까지 무려 21개의 블로킹을 기록했고, 황연주도 블로킹 11개로 높이의 우위를 점했다. 반면 흥국생명은 그렇지 못했다. 용병 미아에 의존한 단조로운 공격 루트는 패인이 됐다. 한송이, 전민정, 주예나 등 국내파의 부진도 한 몫 했다.
○집중력의 힘
현대건설은 집중력이 돋보였다.
현대건설은 범실이 많았다. 정규리그에서 현대건설은 630차례 범실을 했다. 이후 시리즈 에서도 무려 156개 미스를 했다. 반면 흥국생명은 115개. 여기에 흥국생명 리베로 전유리의 집중력은 현대건설을 당황시키기 충분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정신력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체력적 우위도 밑거름이 됐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시행된 혹독한 체력 훈련이 도움이 됐다.
황 감독은 “작년처럼 우승 목전에서 무너진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선수들의 의지가 컸다”며 “새로운 끝, 새로운 시작이란 마음으로 다시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MVP 황연주는 “난 에이스가 아닌 도우미였을 뿐”이라며 각별한 동료애를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