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노바디’로 한국가수 최초로 빌보드 핫100 차트에 올랐던 원더걸스를 비롯해 투애니원, 제이큐티, 라니아 등 네 팀이 올여름부터 내년까지 미국에서 음반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 그룹은 저마다 미국 현지의 거물 제작자나 프로듀서와 손을 잡고 데뷔를 준비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투애니원은 블랙아이드피스의 윌아이엠을 프로듀서로 영입했고, 제이큐티는 레이디가가, 에이콘, 티페인의 음반제작자 멜빈 브라운과 손잡았다. 4월 데뷔한 라니아는 마이클 잭슨의 ‘데인저러스’를 만든 프로듀서 테디 라일리를 통해 미국시장에 나선다.
이들 그룹보다 앞서 미국 시장에 진출한 원더걸스는 영국 출신의 유명 뮤지션 데이브 스튜어트를 비롯해 여러 유명 프로듀서들로부터 곡을 받았다. 박진영은 1일 트위터에 “참여한 세계적인 작곡가, 가수, 회사들을 보시면 왜 늦어질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하시고 용서해 주실 것”이라며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걸그룹이 잇따라 의욕적으로 미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성공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무엇보다 세계 팝음악 시장 중 가장 큰 미국이 결코 만만한 무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적지 않은 한국 가수들이 미국 시장을 두드렸지만 임정희, 민, 지솔 등 박진영이 미국 진출을 주도했던 가수들은 음반 한 장 내지 못했다. 한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보아와 세븐은 음반을 발표했지만 냉정히 말해 기대만큼의 성과는 얻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걸그룹의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해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미국시장에 매달리다가 자칫 국내 활동에 공백이 생기다보면 훗날 한국 컴백에 부담만 가중될 수도 있다.
걸그룹 소속사들도 예전에 비해 신중한 모습이다. 세븐을 통해 미국시장 진출의 어려움을 실감했던 YG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세븐의 미국 진출을 진행하면서 배운 것이 많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수준 높은 음악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니아 소속사 DR뮤직 역시 “미국에서 반드시 잘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믿고 열심히 부딪혀 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