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기면 이렇습니다. “다시 제 피칭을 할 생각입니다. 저 때문에 팀이 흔들리면 안 되니까 일단은 이기는 데 전념하려고요.” 이를 두고 이 위원은 ‘완급조절은 잠시 미루고 공 하나하나를 예전처럼 다시 전력으로 던질 생각’이라고 요약했습니다.
#실제 김광현은 4월27일 KIA전(6이닝 무실점), 5월3일 한화전(5.1이닝 1실점)에서 2연승을 거뒀습니다. 결과를 떠나 과정에서의 변화가 극적인데요. 실험적인 체인지업 비율을 거의 0으로 줄이고, 슬라이더 비중을 키웠습니다. 직구-슬라이더의 과거 패턴으로 회귀한 셈이지요. SK의 3-1 승리 직후 만난 김광현은 “초구도 슬라이더, 결정구도 슬라이더였다”고 하더군요.
#연승인데도 김광현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더군요. “다 마음에 안 든다. 앞으로 할 게 많다.” 김성근 감독 역시 “볼 개수가 많고 힘으로만 던진다”고 채찍을 휘둘렀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효봉 위원은 김광현의 투구수를 주시합니다.
통계를 보니 김광현이 에이스로 떠오른 2008∼2010년 이닝당 투구수는 15.7구-15.9구-16.2구였습니다. 그런데 2011년 19.6구까지 치솟았습니다. 9이닝당 볼넷비율도 과거 3년은 3점대였는데 올시즌 7.53개에 달합니다. 반면 9이닝당 삼진비율은 별 차이가 없습니다. 이것은 곧 구위는 문제가 없는데 일시적 시행착오를 빚고 있다는 해석으로 귀결됩니다.
그러나 그 시행착오는 발전적‘성장통’에 가깝겠지요.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는 괴테의 말이 떠오릅니다.
김영준 기자 (트위터@matsri21)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