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사이먼 디 “예능 출연하던 나와 타블로 욕 많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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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8일 11시 19분


부산 사나이의 매력을 발휘하며 예능계에 블루칩으로 떠올랐던 ‘쌈디’(본명 정기석·27)가 뮤지션 사이먼 디로 돌아왔다. 사진제공ㅣ아메바컬쳐
부산 사나이의 매력을 발휘하며 예능계에 블루칩으로 떠올랐던 ‘쌈디’(본명 정기석·27)가 뮤지션 사이먼 디로 돌아왔다. 사진제공ㅣ아메바컬쳐

"쥑이네~!" "오~까리한데?"

거침없는 사투리로 부산 사나이의 매력을 발휘하며 예능계에 블루칩으로 떠올랐던 '쌈디'(본명 정기석·27)가 뮤지션 사이먼 디로 돌아왔다.

MBC '우리들의 일밤-뜨거운 형제'와 KBS 2TV '백점만점' 등 각종 예능에서 활약했던 사이먼 디는 돌연 모든 예능프로그램을 하차하고 본업인 힙합 래퍼로 돌아가기로 선언했다.

그리고 그가 당당히 음악인 사이먼 디로 돌아온 것이다. 처음 그는 조금은 쑥스러운 말투로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했지만 이내 개구쟁이 같은 얼굴로 인터뷰를 응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솔직했고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슈프림팀의 이센스가 올해 초부터 폐에 이상이 생겨 당분간 팀 활동이 불가능했던 사이먼 디는 언더그라운드 때 사이먼 도미닉으로 솔로활동을 했었지만 '이센스'의 빈자리가 크기만 하다.

"지금 후배가수인 '리듬파워'랑 무대를 꾸미고 있는데 아무래도 (이)센스가 없으니까 빈자리가 크죠. 이센스가 '나 없이 잘해보세요'라고 하더라고요."(웃음)

▶구수한 사투리, 거침없는 가사…사이먼 디 답네

사이먼 디의 프로젝트 앨범 '사이먼 도미닉 프리젠츠 SNL리그 비긴스' (Simon Dominic Presents SNL LEAGUE BEGINS)는 7일 앨범을 발표했다.

타이틀곡 '짠해'는 각종 온라인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고 다른 수록곡들도 상위권에 안착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그는 "슈프림팀때보다 인기가 더 좋던데요? 이센스의 허전함 채워졌어요"라고 농담을 던지며 웃기도 했다.

"깜짝 놀랐어요. 반응이 생각보다 좋더라고요. 이 앨범은 성공을 안 해도 상관없어요. 인기를 바라지도 않았고 방송활동도 기대 안했어요. 이 앨범은 나를 기다려 준 언더그라운드 팬들에게 주는 선물이에요. 제 진심이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네요."

이번 앨범은 힙합 프로듀서 랍티미스트와 함께 프로듀싱을 한 이번 프로젝트 앨범은 그의 구수한 사투리, 직설적인 가사 그리고 마초적인 느낌이 강하다. 사이먼 디는 "가장 나다운 앨범"이라고 표현했다.

"즐겁고 여유롭게 집중하며 작업을 했기 때문에 제 모든 모습을 다 담았죠. 가수 사이먼 디와 인간 정기석의 느낌이 적절히 잘 어우러진 것 같아요. 음반 발매하기 전에 음악 하는 친구들하고 제 음악을 다 같이 들었는데 거만하고 건방진 사이먼 디가 돌아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도 그는 '짠해'를 타이틀곡으로 정하며 불안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여성가족부에서 한창 '술, 담배' 등의 가사가 들어간 곡에 19금 판정을 했기 때문이다.

'짠해'는 친구끼리 술 한 잔을 기울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불안했지만, 제 소신대로 타이틀곡으로 밀고 갔다"고 말했다.

▶예능 출연?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최근 많은 예능프로에 등장한 힙합 가수들이 인기를 얻고 인지도를 높였다. 사이먼 디도 그 중 한명이었다. '뜨거운 형제'에 출연당시 '떠오르는 예능인' 이었던 그는 프로그램 하차를 후회하진 않았을까. 그의 대답은 "아니요" 이었다.

"예능 처음 출연한 이유가 슈프림팀이 성공하려고 했던 거였고 톱스타만큼은 아니어도 피부에 와 닿는 인기를 얻고 보니 '이젠 됐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좋은 시기에 활동을 잘 접은 것 같아요."

예능출연을 하며 한 때는 마음의 갈등을 많이 겪었던 사이먼 디는 "'인기'라는 게 많아질수록 음악인 사이먼 디는 없어지더군요. 예능을 한창 할 때는 음악을 들을 시간도 없었어요. 중간 중간 싱글앨범을 내기도 했지만 가사들이 내 진심이 아닐 때도 있었고 빨리 내기 급급하기도 했죠"라며 답답했던 심경을 말했다.

또한 사이먼 디의 예능출연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았던 힙합 팬들도 있었다. "힙합 팬들은 제가 가수안하고 연예인 한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본 것 같아요. '에픽하이' 타블로도 예능 출연할 때 엄청 욕먹었어요.(웃음)"

이어 그는 "근데 저도 힙합가수가 예능 하는 게 내키진 않았어요. 힙합가수는 '카리스마'를 갖고 있어야 하는데 몸 개그하면 체면이 안 살잖아요. 그래서 몸도 사렸죠."

하지만 그도 힙합 팬들도 예능에 대해 더 이상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진 않다.

"예능에서 얻은 것도 진짜 많죠. 일단 슈프림팀과 힙합이라는 음악을 더 알릴 수 있었으니까요. 힙합 팬들도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그리고 TV에 나오면 부모님이 진짜 좋아하세요. 효도하는 것 같아서 기분 좋죠."

▶"짠순이 우리 엄마 닮아 우리 집 전기세 3300원"

힙합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이먼 디는 '힙합'이라는 음악을 어떻게 시작했을까. 사실 그는 음악을 직업으로 삼으려고 하진 않았다. 가수가 되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뜻대로 대학을 갔고 토익학원도 열심히 다녔다고. 하지만 도저히 움틀 거리는 꿈을 포기할 수 없어 부모님께 귀여운(?) 거짓말을 했다.

"중2때부터 랩을 했어요. 저도 처음엔 취미로 음악을 하려고 했죠. 근데 학교가서 수업 중에 필 꽂히면 가사 쓰고, 토익학원 가서 선생님 인생사를 들으며 랩 가사 쓰고…. 공부에 집중을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부모님께 '서울에 가면 나 가수시켜준다는 곳 많다'고 거짓말을 하고 허락받았어요. 이제는 유명해졌으니까 많이 좋아하시죠."

인터뷰를 하는 동안, 사이먼 디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는 "나의 진정한 롤모델은 '어머니'이다." 라고 하며 남다른 애정을 표했다. "어머니는 굉장히 헌신적인 분이셨다"고 말하며 "사이먼 디 엄마라고 자랑하고 다니면 괜히 아들 욕 먹을까봐 TV에 아들이 나와도 주위 사람들한테 내 아들이라고 말도 안 하신다."

"어머니가 진짜 '짠순이'세요. 추워도 보일러 한번 쓰신 적이 없고 반찬값도 10원까지 아끼시면서 저 학교 보내셨어요. 이젠 제가 잘되니까 용돈도 드리는 데 꼭꼭 저축하시면서 '니 장가갈 때 쓸 거다'라고 하세요. 좀 좋은 것도 입고 맛있는 것도 먹고 다니시면 좋겠는데…"라며 안타까운 맘을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어머니의 절약정신을 닮아간다는 사이먼 디는 "최근 우리 집 전기세가 3300원이 나왔다며 자랑을 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사이먼 디의 꿈을 물어보니 다름 아닌 '30억 모으기'이란다. "어머니에게 평소에 '30억은 모아야지'라는 말을 듣다보니 제 목표가 됐어요. 그 돈이 생기면 좋은 환경에서 계속 음악활동을 하고 싶고 후배 양성에도 힘을 기울이고 싶어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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