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길이가 74cm나 되는 진검(眞劍)을 휘둘러 이웃 여성을 구한 말일성도 예수그리스도 교회(모르몬교) 성직자가 일약 '영웅'으로 떠올랐다.
24일(현지시각) 폭스13뉴스 등 미국 언론은 유타주 밀크리크 경찰이 지난 16일 오전 7시께 클래이본 애비뉴 2165번지 인근에서 35세 여성을 폭행하고 그녀의 집으로 들어가려 했던 그랜트 에거첸(37)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에거첸은 이미 피해자를 스토킹 해 접근 금지 명령을 받은 적이 있었다.
피해자는 비명을 지르며 집을 뛰쳐나갔고, 에거첸은 그녀의 뒤를 쫓았다. 피해자가 에거첸에게 후추 스프레이를 뿌렸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바로 그때 피해자의 앞에 '사무라이 검'을 든 한 사내가 '짠'하고 나타났다. 켄트 헨드릭스(46) 감독(bishop·監督)이었다.
여섯 아이의 아버지인 헨드릭스는 "누가 우리 집 앞에서 강도를 당하나봐"라고 한 아들(14)의 다급한 소리에 잠에서 깼다. 그는 앞뒤 생각할 겨를 없이 집안에 있던 검을 집어 들고 비명소리가 나는 쪽으로 뛰어나갔다.
수 십 년간 검도 수련을 했던 그는 평소 거실에 검을 전시하고 있었다. 마침내 진검을 제대로 휘두를 기회를 얻은 것이다.
헨드릭스는 "그 남자에게 '바닥에 엎드리라'고 소리쳤다. 눈이 접시만큼 커지더라. 이런 검을 든 남자를 본 적이 없었던 모양"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여자를 폭행하던 에거첸은 혼비백산해 자신의 차를 타고 도망쳤다. 그 사이 헨드릭스의 아들은 경찰에 신고했다.
헨드릭스는 에거첸을 놓쳤지만 그가 떨어뜨리고 간 챕스틱(입술 보호제)을 주울 수 있었다. 차량번호도 외웠다. 헨드릭스는 도주하던 에거첸에게 "너의 DNA와 차번호는 내 손안에 있다"고 소리쳤다.
결국 에거첸은 한 시간 후 제 발로 경찰서에 찾아왔다. 그는 강도, 불법 침입 및 스토킹 금지 명령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헨드릭스는 여러 언론에서 인터뷰를 하는 등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어떤 사람들은 야구 방망이를 들고 뛰어나간다. 나는 칼이 있었던 것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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