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이후 이들을 다시 만난 봉 감독은 또 다른 욕심을 갖고 있었다. 이 두 배우의 인생 최고의 작품이 자신의 작품이 되길 바란다는 소망이었다.
“저나 송강호 선배 모두 고아성의 ‘여행자’(2009)라는 영화를 좋아해요. 고아성의 연기가 정말 훌륭했거든요. 그런데 조금 질투가 나더라고요. 감독에게는 유치할지 모르는 질투심이 있어요. 어떤 배우의 최고의 작품이 제 작품이 되길 바라는 거죠. 고아성의 최고작을 ‘여행자’로 인정해버리니 조금 열 받더라고요. ‘설국열차’가 그들의 최고작이 되면 좋을 것 같아요. (웃음)”
거대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마친 봉 감독의 다음 행선지는 어디일까. 봉 감독은 아직은 정하지 않았다. 다음 작품도 글로벌한 작품이 될 것인지 묻자 “‘세계화’를 꼭 추구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봉 감독은 “한국영화가 한류나 세계제패에 대한 강박이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문화는 즐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은 잃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의 관심사는 ‘영화’와 ‘사람’입니다. 영화란 무엇인지, 영화만의 즐거움은 무엇일까. 또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를 행해 가나. 이런 물음은 계속하며 살아갈 것 같아요. 프랑스만화가 저를 ‘설국열차’로 이끌었듯 소재와 이야기가 있는 곳이라면 어떤 곳이라도 가야죠.”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사진제공|앤드크레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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