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여자오픈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는 코스 세팅이다. 까다로운 코스가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5일부터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 골프장에서 열린 한화금융클래식. 올해 대회는 유독 달라진 점이 많았다.
첫 번째는 코스 세팅이다. 페어웨이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러프를 20cm 이상 길러 놨다. 확실한 변별력을 주기 위해서다.
티샷이 페어웨이에 떨어진 선수들은 쉽게 파를 잡을 수 있다. 또 버디 기회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그러나 페어웨이를 놓치거나 그린에 올리지 못하면 쉽게 보기나 더블보기로 이어진다. 일반 골프장은 페어웨이와 러프의 차가 크지 않아 얼마든지 그린에 올릴 수 있는 조건이 되지만 이 골프장에서는 그런 일이 불가능하다. 타수를 잃지 않으려면 정확하게 그리고 끝까지 집중해야 한다.
2011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유소연은 1라운드 경기 뒤 “국내 대회에 1년 만에 나왔는데 이처럼 까다로운 코스 세팅은 처음이다. 이런 대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1,2라운드 경기 진행을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플레이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기존 KLPGA 투어는 1라운드 상금순위, 2라운드부터는 성적순으로 경기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는 1라운드에서 오전에 경기한 선수가 2라운드 때 오후에 경기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줬다.
이 같은 경기 방식은 LPGA나 PGA 투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다. 선수들이 동일한 조건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하는 공정한 경기 방식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갤러리를 위한 다양한 이벤트와 지역발전을 위한 기여다.
골프대회는 보통 3~4일간 개최된다. 갤러리는 주말에 특히 더 많이 몰린다. 골프장에서는 대회 기간 동안 캠핑도 하고 골프대회도 관람할 수 있는 이른바 ‘골핑’을 준비했다.
3,4라운드가 열리는 주말(7,8일)을 맞아 사용하지 않는 코스에 텐트를 설치해 놓고 갤러리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캠핑장에서는 바비큐 파티와 놀이기구도 마련해 뒀다. 저녁에는 콘서트도 열어 볼거리와 놀거리, 즐길거리를 모두 갖춰 놓았다.
대회 공식 개막 하루 전에는 24명의 선수가 6개 팀으로 나누어 스킨스 게임을 열고 상금 4000만원 전액을 태안지역 발전기금으로 내놓았다.
대한골프협회 우승섭 고문은 “골프장이 골프선수를 만든다고 했다. 어렵고 까다로운 코스에서 경기할수록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되는 건 당연한 결과다”라면서 “선수들의 도전정신을 자극하는 한화금융클래식이 국내 골프대회의 수준을 한 단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안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