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일 V리그 개막을 앞두고 누구보다 멘탈과 힐링에 주력하는 팀이 있다. 여자부 KGC 인삼공사다. 지난 시즌 속절없는 20연패를 당했다. 팀 리빌딩과 우승 후유증 치고는 너무 대가가 컸다. 몬타뇨를 대신했던 외국인 선수는 태업을 해 시즌 도중에 교체했다. 어린 선수들은 우왕좌왕했지만 코트나 숙소에서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은 모두 떠났다. 주전세터 한수지는 감상선암으로 수술까지 받았다. 선수들은 패배에 더욱 움츠려들었다. 2월20일 인천에서 흥국생명을 3-1로 이기고 연패를 끊기까지 선수들은 지옥을 경험했다.
공교롭게도 11월2일 대전 개막전 상대는 흥국생명이다. 시즌 5위 흥국생명 류화석 감독도 “선수들의 기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개막전에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전력투구를 선언했다. 이성희 감독도 마찬가지다. “포커스는 개막전”이라고 했다.
8명의 선수로 출전했던 KOVO컵에서 도로공사를 3-2로 이기고 4강에 오른 것이 전환점이었다. 그 경기를 계기로 선수들이 어느 정도 자신감을 찾았다. KOVO컵 뒤 도로공사와의 2-2 트레이드로 필요한 포지션도 보강했다. 세터 차희선과 신인드래프트 2순위 고예림을 넘겨주고 국가대표 세터 이재은과 센터 이보람을 받았다. 팀 전력의 균형을 잘 맞췄다. 암과 싸워서 이긴 한수지의 체력부담도 덜었고 중앙의 높이도 올렸다. 브라질에서 데려온 외국인선수 조이스도 갈수록 기량이 좋아지고 있어 안심이다.
개막이 가까워질수록 감독이 우려하는 대목은 선수들의 부담 극복. 코보컵에서 계기는 잡았지만 지난 시즌 연패의 충격이 워낙 컸기에 요즘 선수들의 표정을 잘 살피고 있다. “시즌이 다가오면서 또 그런 일이 생기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과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한다”고 감독은 말했다. 선수들에게는 “100점 선수만큼이나 80점, 90점 선수도 중요하다. 우리는 우승전력이 아니다. 잘 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신나게 배구를 해보자”고 주문했다. 이 감독은 훈련 분위기도 부드럽게 이끌며 선수들의 사기를 많이 올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기대하는 선수는 이보람이다. 새 팀에 와서 적응을 잘하고 있다.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우리는 지난 시즌의 아픔을 통해 더 단단해졌다. 성장한 선수들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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