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나 여대 앞에 나타나 성기를 노출하고 심한 경우 자위행위까지 하는 이른바 '바바리 맨'. 그런데 고속도로, 정확히는 고속도로 요금소(톨게이트)에 수시로 '바바리맨'이 출몰한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전국 톨게이트노조 송미옥 위원장(여)이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고속도로 요금소에서 발생하는 갖가지 성희롱 사례를 소개했다.
14년 경력의 송 위원장은 "요금소를 지나면서 아랫도리를 훌러덩 벗고 가는 사람이 많다"며 "안 보려고 해도 보게끔 유도를 하는데, 방송에서 말하기 민망할 정도의 행위를 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노트북의 포르노 영상을 근무자가 잘 보이게 틀어놓고 (요금소로) 진입하면서 보도록 말을 붙인다"며 "(그러면서) 놀리듯 저희를 희롱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50대 이상의 직원들은 호통을 치기도 하지만 젊은 아가씨들은 보면 경기를 일으킨다"고 덧붙였다.
한국도로공사가 작년 7월 요금소 여성 수납원 44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설문 결과를 보면 이 같은 성희롱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58%(256명)에 이른다. 성희롱을 유형별(복수응답)로 살펴보면 신체접촉을 당한 적이 있는 사람이 204명, 운전자의 신체 노출을 목격한 이들은 93명, 신체 비하 발언 등 기타피해 112명으로 조사됐다. 성희롱 운전자를 나이별로 구분하면 40~50대로 추정되는 이가 89%로 가장 많았다.
송 위원장은 도로공사에서 궁여지책으로 성희롱 운전자가 나타나면 영상으로 남길 수 있는 장치(CCTV)를 설치했다면서 적발된 운전자 대부분이 잘못했다고 싹싹 빌거나 다시는 안 하겠다는 각서를 쓰고 돌아갈 뿐 법적인 처분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도로공사 측의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도로공사는 "차량 내부까지 촬영이 가능한 블랙박스가 일부 요금소에 설치됐고 앞으로 더 늘릴 계획"이라며 "요금소에서 성희롱이 발생했을 때 영상으로 기록해 신고하면 법적 처분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도로공사는 또 "올 초 경남에서 성희롱 운전자 1명을 현장에서 잡아 당국에 고소했다"며 "상습 운전자에 대한 자료를 요금소로 전달해 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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