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불모터스가 새로운 플래그십 SUV ‘푸조 5008’의 국내 출시를 9월에서 오는 11월로 연기한 가운데 이 모델의 국내 연비와 제원이 공개됐다. 국내 선보이는 모델에는 1.6리터 및 2.0리터 디젤 엔진이 탑재된다. 푸조 3008과 동일한 파워트레인이 적용됐다. 다만 특이하게도 배기량이 큰 2.0 디젤의 연비가 1.6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공단은 최근 한불모터스가 올해 국내 선보일 푸조 5008의 연비와 제원을 홈페이지에 등록했다. 등록된 자료에 따르면 푸조 5008 GT 2.0 디젤의 연비는 복합 기준 리터당 12.9km다. 도심과 고속도로 연비는 각각 12.1km/ℓ, 14.2km/ℓ로 기록됐다. 반면 엔트리 모델인 1.6 디젤의 복합연비는 12.7km/ℓ(도심 12.3km/ℓ, 고속도로 13.1km/ℓ)로 2.0 디젤보다 다소 낮게 나왔다. 세부적으로 두 모델의 도심 연비는 비슷했지만 2.0 모델의 고속도로 연비가 월등히 우수하게 측정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엔진이 작고 성능이 떨어지는 엔트리 버전이 상위 모델보다 연비가 안 좋게 나온 것이다. 심지어 1.6 모델은 차체 무게(1640kg)도 가볍고 타이어 크기(18인치)도 작아 연비에 유리한 제원을 갖췄지만 다양한 사양이 추가된 2.0 모델(1725kg, 19인치 타이어)보다 연비가 낮았다. 또한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1.6 모델이 150g/km로 2.0(147g/km)보다 많이 배출되는 것으로 기록됐다.
업계 한 전문가는 “2.0리터 디젤 엔진이 탑재된 5008 GT는 라인업 중 가장 고가의 모델인데 국내에서 효율이나 친환경성은 엔트리 트림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일반적으로 고가 모델의 성능이 높지만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까지 우수하게 측정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국내와 정반대의 결과를 보였다. 1.6 디젤 모델의 연비가 리터당 23.5km(4.3ℓ/100km)로 2.0 모델(20.8km/ℓ, 4.8ℓ/100km)보다 우수한 것으로 기록됐다. 파워트레인 사양은 동일하다.
성능의 경우 1.6 모델은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힘을 내고 2.0 버전은 180마력, 40.8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두 모델 모두 6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전륜에 동력을 전달한다. 일각에서는 국내 연비 ‘역전’ 결과 때문에 푸조 5008의 출시가 연기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대해 한불모터스 관계자는 “연비 인증 과정에서 별다른 이슈는 없었다”며 “유럽에서도 1.6 모델이 2.0보다 연비가 우수한 것으로 측정됐는데 국내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연비 역전 결과에 대해선 원인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한불모터스는 푸조 5008이 이달 국내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출시 시기가 오는 11월이나 12월로 연기됐다고 밝혔다. 유럽 내 생산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당초 예상했던 물량을 확보하기 어렵게 됐고 이에 따라 출시 일정을 미루기로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한불모터스 홍보팀 관계자는 “출시 시기가 연기됐지만 이는 물량 공급을 원활히 해 소비자 불편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며 “이를 계기로 남은 기간 동안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등 네트워크를 정비하고 직원 역량 교육을 강화해 5008 출시 준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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