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상은 자동차 분위기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뛰어난 맵시에도 겉옷의 색깔맞춤에 실패하면 그만큼 매력이 반감된다. 그래서 차량을 구매할 때 마지막까지 고심하고 결정하는 일이 많다.
판매된 차들 중에서는 무난한 무채색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독일 화학업체 바스프 코팅 사업부에 따르면 전세계 차량 80% 이상이 무채색 계열이다. 특히 흰색은 최선호 색상으로 꼽힌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무려 50%가 넘는 점유율을 보일정도로 인기가 상당하다.
검정색은 흰색 다음으로 꾸준히 선택받는 색상이다. 이 색은 차분하고 중후한 특성 때문에 주로 대형차에서 선호도가 높다. 최근에는 제작사들이 신차의 강인한 면모를 강조하기 위해 검정색만으로 꾸민 차들을 특별하게 선보이고 있다.
쌍용자동차도 올 뉴 렉스턴을 출시하면서 ‘더 블랙’ 스페셜 트림을 내놨다. 더 블랙 에디션 첫인상은 채널A 강철부대에 등장하는 특수요원을 보는 것 같이 강렬했다. 근육질 형상이 온통 검정색으로 뒤덮여 강한 인상을 배가시킨다.
전면부는 더 블랙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과 하이그로시 로워 범퍼가 적용되고, 측면에는 전용 휠 아치와 도어 가니시, 20인치 스퍼터링 블랙 휠 및 하이그로시 패션 루프랙이 장착돼 전체적으로 탄탄하면서 웅장한 모습을 그렸다.
후면은 가로로 배치된 T 형상 리어램프를 중심으로 하단 범퍼라인을 하나의 직사각형 구도로 배치, 루프스포일러 일체형 보조제동램프와 리어범퍼 듀얼 테일파이프 가니시를 통해 세련미를 표현했다.
실내는 고급스럽게 진화했다. 첨단 커넥티드카 서비스인 인포콘이 적용된 12.3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와 9인치 HD 스마트 미러링 네비게이션, 8단 전자식 변속 레버, 도어 트림과 크래시 패드까지 감싼 천연 가죽 퀼팅 시트 등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렉스턴의 강인함은 주행 성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최고출력은 202마력, 최대토크는 45.0kg·m이다. 이전 모델대비 각각 15마력과 2.0kg·m 향상됐다. 최대 토크가 1600∼2600rpm에서 발휘돼 저속 출발 시에도 즉각적으로 움직였다. 힘이 좋아 오르막길에서도 헐떡대지 않고 운전자가 원하는 속도를 재빠르게 맞췄다. 다만 일체형으로 움직이는 프레임바디를 채택해 부드러운 승차감을 기대하긴 어려웠다. 노면 상태가 차체에 반영돼 출렁거림이 잦았다.
운전을 돕는 첨단 기능도 렉스턴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켰다.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포함하는 첨단 주행안전 보조 시스템이 적용돼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주행 차선 가운데를 유지하며 달리도록 도왔다. 급격한 곡선주로에서는 주행 경로를 이탈하기도 했지만 직선이나 완만한 코너에서는 오차 없이 스스로 안전한 주행을 이어갔다. 또한 후측방경고(BSW)와 후측방 충돌보조(BSA)기능을 통해 차로변경 시 사고위험도 낮출 수 있다.
AI 기반 커넥티드 카 시스템인 ‘인포콘’도 새로 탑재됐다. 차 시동을 걸고 공조장치를 작동하는 건 기본이고 원격제어와 보안 및 차 관리를 비롯해 스트리밍 콘텐츠를 활용한 엔터테인먼트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갖췄다.
대형 SUV인 만큼 넉넉한 공간도 자랑한다. 무엇보다 2열 공간에 심혈을 기울였다. 뒷좌석 시트는 베이스와 볼스터 등 몸이 닿는 부분의 면적을 넓히고 높이를 조절해 착좌감을 개선했다. 등받이 각도는 139도까지 기울어진다. 2열 탑승객을 위해 USB포트도 마련해놨다. 뒷자리 탑승객을 위한 후석 승객 대화모드와 취침모드도 포함됐다. 운전석 마이크를 통해 운행 중에도 편안하게 대화하고 후석 스피커 출력을 제한해 안락감을 높였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820ℓ으로 광활하다. 2열 시트 등받이를 접으면 1977ℓ로 늘어난다. 트렁크는 2단 러기지 보드를 활용해 다양한 형태로 변형 가능하다.
서울에서 인천까지 왕복 약 70km를 달린 후 최종 연비는 10.6km/ℓ가 나왔다. 복합연비(11.6km/ℓ)에 다소 못 미치는 결과지만 정속 주행을 하면 제원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렉스턴 가격은 엔트리인 럭셔리 3695만 원, 프레스티지 4175만 원이다. 이번에 시승한 더 블랙은 4975만 원으로 책정됐다. 더 블랙은 파트타임 4륜구동(4WD)가 기본 적용되고, 다른 투 트림의 경우 193만 원을 추가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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