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제 9단이 중도 탈락하면서 팬들이 갈망하는 신진서-커제의 결승전 빅 매치는 물 건너갔지만 신진서 9단의 우승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졌다. 2009년 6회 대회에서 최철한 9단이 우승한 후 지금까지 응씨배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한국 바둑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결과다.
이 바둑의 패인은 낙관(樂觀)이 아니었나 싶다. 참고도는 중반으로, 흑 1로 지켜야 해선 백이 크게 유리해진 상황이다. 이때부터 커제 9단의 마음에 낙관이라는 독버섯이 자라고 있었는지 모른다. 7의 곳을 선수하지 않고 서둘러 백 2∼6으로 우변을 수습한 것을 보면 ‘이겼다’는 확신을 가졌던 듯하다. 하지만 낙관이 자리하면서 커제답지 않은 바둑으로 일관했고, 결국엔 셰커 8단의 승부수에 걸려 역전패를 당했다. 커제 9단은 이 바둑을 통해 바둑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것을 절감했을 듯하다. 223=146, 245=104, 246=44, 256=49. 257수 끝 흑 3점(2집 반) 승.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