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바둑은 끝내기 단계로 접어들었다. 중앙이냐, 하변이냐를 놓고 저울질하던 셰커 8단은 백 34로 하변을 지켰다. 전보에서 설명했던 대로 하중앙을 삭감당하면 이길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중앙은 흑의 차지다. 흑 35, 37로 이단 젖혀 가는 수가 기분 좋다. 좌변에서 상대의 실수로 망외의 소득을 올린 흑은 이대로 중앙을 막는다면 승리가 거의 확실하다.
백 38은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도발해도 시원찮을 판에 이렇게 침착한 수를 둘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놀랍다. 백 38로는 참고 1도처럼 백 1로 젖혀서 3으로 무조건 뚫어야 했다. 셰 8단은 흑 4에 백 5로 물러서야 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듯한데, 흑 39로 밀어 올리자 또다시 백 40으로 후퇴가 불가피하다. 백이 A로 두면 흑 B, 백 C, 흑 D, 백 40, 흑 E, 백 F, 흑 G로 막아 흑의 승리가 더욱 확실해진다. 이제 하중앙만 적당히 삭감한다면 승리가 바로 코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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