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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리뷰]화려한 1막의 감동, 맥 풀린 2막의 심심함

    1막은 실로 경이로웠다. 18, 19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 중국 장이머우 감독 연출의 발레 ‘홍등’은 서양 발레와는 달리 중국적인 색채가 강하면서도 세계에 통할 세련미와 보편적인 무대 미학을 보여줬다. 중국 장이머우 감독의 동명 영화를 발레로 옮겨 장 감

    • 2012-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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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보는 것은 소유하는 게 아니라 관계하는 것

    “우리가 무언가를 볼 때 가시적인 사물들에 사로잡히거나 그 일부가 되지 않고서는 그것을 소유할 수 없다. 메를로 퐁티, 1968년쯤.” 서울 명동 프린스호텔 뒤쪽 남산 자락 아래 한 좁은 골목길을 서성일 때 헤드폰을 통해 들려오는 이런 목소리에 당신은 멍해질 수밖에

    • 2012-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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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미토스에 대한 로고스의 불신과 왜곡

    고대 그리스어(헬라어)에서 나온 미토스(신화)와 로고스(이성)는 모두 ‘말하다’라는 동사에서 나온 명사다. 미토스가 신이나 왕족, 영웅이 말할 때 쓰인 동사 미테오마이(mytheomai)에서 나온 반면 로고스는 여자나 노예, 모략가가 말할 때 쓰인 동사 레게인(legein)에서

    • 2012-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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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리뷰]임선혜의 압도적인 존재감… ‘수잔나의 결혼’?

    11∼14일 경기 고양시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열린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공연 중 필자는 13일 공연을 골랐다. 다른 사정도 있었지만, 이날 수잔나 역을 맡은 소프라노가 다름 아닌 임선혜라는 사실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음반 녹음과 공연 양쪽에서

    • 2012-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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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리뷰]광기의 시대에 사람다움 일깨우는 예술의 힘

    최근 대학로에서 맹활약하는 극작가 김은성(35)의 장점은 한국사회 현실이나 한반도 역사의 굴곡진 지점을 정확히 포착해 해학을 곁들여 사실적 시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 있다. 그는 대가들의 기존 작품의 배경을 한국적 현실로 바꾸는 데 비상한 재주를 발휘해 왔는데 이

    • 2012-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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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리뷰]작곡가 - 연주자 - 청중의 마음이 하나로 동기화

    주지하다시피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곡은 극도로 연주하기 어렵다. 단지 기술적인 측면 때문만이 아니다. 라흐마니노프라는 사람 자체의 특수성에서 비롯된 어려움도 있다. 말단 비대증으로 인해 발달한 왼손으로 한 옥타브 반을 수월하게 짚을 수 있었던 키 2m의 거인. 그

    • 2012-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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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리뷰]때론 연습처럼 때론 영상으로, 참신발랄 연출

    올해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개막작은 스웨덴에서 온 쿨베리 발레단이 장식했다. 이 무용단이 선보인 세 편의 작품은 연습과 공연, 공연과 영상, 빛과 어둠, 무거움과 가벼움의 경계를 아무렇지 않게 넘나든다. 첫 작품은 28분짜리 ‘공연중’(크리스탈 파이트 안무·2

    • 2012-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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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숭고한 희생 뒤에 가려진 핏빛 본질

    희생은 핏빛의 단어다. 오늘날 희생은 타인을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내어주는 숭고한 행동으로 각인돼 있다. 하지만 이 거룩한 단어에는 ‘살인의 추억’이 숨어 있다. 본디 희생이란 신에게 바치는 제물로서 소와 양 같은 가축뿐만 아니라 인신공양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 2012-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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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죽음을 응시한 연극 2편

    죽음은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할 삶의 연속인 걸까, 아니면 새로운 삶을 위해 반드시 풀고 넘어가야 할 매듭인 걸까. 대조적인 방식으로 죽음을 응시한 연극 두 편이 나란히 공연 중이다. 하나는 20세기 초 미국 동북부 작은 마을을 무대로 한 미국 극작가 손턴 와일더의 ‘

    • 2012-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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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병기 명인 가야금 선율 타고 ‘오래된 미래’가 묻어난 춤사위

    국립발레단이 27, 28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올린 ‘아름다운 조우’는 가야금 명인 황병기 씨의 기존 국악곡에 안무를 입힌 3개의 창작발레 작품으로 구성됐다. 이런 공연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반갑다. 올해로 창단 50주년을 맞은 국립발레단이 이제는 서양 고

    • 2012-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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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은혜 충남대 교수의 ‘처용’ 주말 오후 서울 장충동 나들이

    지난해 대한민국 무용대상에서 군무부문 최고상(대통령상)을 받은 대전시립무용단의 ‘처용’이 6일 오후 5시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이례적으로 지방무용단이 무용대상 최고상을 받았다는 점에서 더 주목을 받았는데 이번엔 세계 국립

    • 2012-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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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리뷰]좋은 음악 치밀한 안무, 과연 명불허전

    커튼콜 때 객석의 박수가 현대무용 공연으로는 보기 드물게 길고도 집요했다. 마지못해 치는 게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박수였다. 20, 21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 영국 램버트 댄스컴퍼니의 14년 만의 내한공연은 국내 현대무용 공연이 놓치고 있을지 모

    • 2012-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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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리뷰]조화와 배려의 선율, 객석을 사로잡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과 피아니스트 벤 킴은 각자 신동에서 예술가로의 변신에 성공한 케이스에 속한다. 신동에서 더는 성장하지 못한 예술계의 여러 사례를 반추해보면 대중에게 너무 일찍 노출된 이들이 겪었을 성장통과 예술가로서의 고뇌가 분명 그들이 만들어

    • 2012-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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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아름답고 심오해” 호주서도 갈채

    3년 전에 비해 단단해졌다. 초연될 때만 해도 어딘가 성긴 구석이 엿보였던 극단 여행자의 ‘페르 귄트’(양정웅 재구성·연출)가 배우들의 능란한 화술과 숙련된 앙상블로 외국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방대한 원작을 응축하면서 이를 현대적 무대와 비주얼로 풀어

    • 2012-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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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리뷰]논리를 포기하니 초현실적인 뒷맛이…

    연극 ‘유령 소나타’(박근형 연출)를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생전에 ‘천재’이자 ‘미치광이’로 불린 이 작품의 작가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1849∼1912)의 정신세계를 온전히 이해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일지 모르겠다. 스웨덴 극작가로서 ‘근대 연극의 아버지’

    • 2012-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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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리뷰]지루했지만 마지막 장면은 꽤 인상적

    프랑스 안무가 피에르 리갈이 국내 무용수들과 함께 제작해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14, 15일 선보인 신작 ‘작전구역’은 현대무용의 경계를 극단까지 밀어붙인다. 생경한 장면들에 공연 중간 자리를 뜨는 관객도 눈에 띄었다. 시작은 잔뜩 궁금증을 자아냈다. 무대는

    • 2012-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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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리뷰]‘착한 청년’ 러시아서 ‘재미’를 배워오다

    6일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 지난해 10월 독주회 이후 근 1년 만에 다시 만난 피아니스트 김태형은 적어도 연주의 겉모습만큼은 사뭇 달라져 있었다. 타티야나 니콜라예바를 이어 러시아를 대표하는 여류 피아니스트인 스승 엘리소 비르살라제를 따라 모스크바로 이사해 1

    • 2012-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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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리뷰]위안부-양공주-외국인 윤락녀… 그 슬픈 3각 변주곡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일본 정부를 지켜보며 분노와 착잡함을 금할 수 없는 지금 이 순간, 연극은 죽비처럼 우리의 어깨를 내려친다. 여성을 성적으로 착취하고 그 책임을 외면하려는 것은 우리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강제성(일본군 위안부)과 자발성(기지

    • 2012-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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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근대적 욕망의 윤리적 파멸… 삼국유사와 조우하다

    국립극단이 야심 차게 기획한 삼국유사 프로젝트의 첫 작품은 놀랍게도 한국사회의 해묵은 금기어를 꺼내들었다. 바로 ‘친일’이다. 친일의 문제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압도적 시각은 ‘개인적 입신양명을 위해 민족이란 대의명분을 배신한 자들에 대한, 준엄한 역사적

    • 2012-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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