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소녀들에게 더 가혹했던… 폭력과 차별의 역사
연노랑색 사탕 포장지에 그림이 그려져 있다. 하얀 얼굴에 헝클어진 금발로 미소짓는 예쁜 여자아이다. 흑인 소녀 페콜라는 그림 속 소녀의 파란 눈을 바라보며 사탕 껍질을 벗긴다. 파란 눈을 갖게 되면 자신의 인생도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면서. 희망은 혀에서 구르는 사탕보다 달콤하…
- 2024-08-03
- 좋아요 개
- 코멘트 개
연노랑색 사탕 포장지에 그림이 그려져 있다. 하얀 얼굴에 헝클어진 금발로 미소짓는 예쁜 여자아이다. 흑인 소녀 페콜라는 그림 속 소녀의 파란 눈을 바라보며 사탕 껍질을 벗긴다. 파란 눈을 갖게 되면 자신의 인생도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면서. 희망은 혀에서 구르는 사탕보다 달콤하…
“엄마, 엄마는 여름 방학 때 뭐 했어?” “글쎄, 엄마는 뭐 했나 찾아볼까.”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집에서 보내던 아이의 여름 방학. 엄마의 어릴 적 일기장을 찾았다. 1995년 8월 일기를 열어 보자 엄마는 추억 여행을, 아이는 엄마가 어릴 때로 같이 들어간 듯하다. 엄마와 이모…
멸종위기 곤충인 ‘물장군’ 수컷은 유난히 육아에 지극 정성인 것으로 유명하다. 먼저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은 알이 붙어 있는 풀줄기를 앞다리로 감싸 안는다. 알이 햇빛에 마를세라 자기 몸에 물을 묻혀 알에 바른다. 햇볕이 뜨거울까 걱정돼 몸으로 그늘을 만든다. 또 수컷은 알과 알 사…
고교 윤리수업 시간 니체의 ‘초인(超人)’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때 연상되는 건 슈퍼맨이었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힘을 지녔으면서도 타인을 억압하지 않는 할리우드 영화 속 슈퍼맨 말이다. 하지만 니체가 말한 초인은 이와는 좀 다르다. ‘현재의 자신’을 뛰어넘기 위해 의지를 갖고 분…
● 마흔, 아버지의 마음이 되는 시간(최효찬 지음·연암서가)=‘서울대 권장도서로 인문고전 100선 읽기’ ‘5백년 명문가의 자녀교육’ 등을 펴낸 문학자 최효찬의 첫 수필집이다. 총 31편의 수필에 저자 특유의 인문학적 지혜를 담았다. 1만5000원.● 나는 어떤 죽음에도 익숙해지지 않…
김영하 작가와 유료 뉴스레터 서비스 ‘롱블랙’이 김 작가의 책 ‘여행의 이유’ 중 일부 문장에 대한 표절 여부를 놓고 한바탕 공방전을 치렀다. 롱블랙은 표절이 아니라던 처음 입장을 하루 만에 번복하고 사과문을 게재하며 한발 물러났다. 이번 사태는 김 작가가 지난달 31일 자신의 인스…
“인생의 난제가 풀리지 않을 때면 달아나는 것도 한 방법이죠.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일 겁니다.”(뉴스레터 서비스 ‘롱블랙’의 7월 22일 레터 중) “풀리지 않는 삶의 난제들과 맞서기도 해야겠지만, 가끔은 달아나는 것도 필요하다.”(김영하 작가가 2019년 출간한 ‘여행의 이유’…
예리한 현실 인식을 담은 작품세계를 펼쳤던 시인이자 소설가 송기원이 지난달 31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7세. 1일 문학계에 따르면 전남 해남에 거주 중이던 송 작가는 지병으로 치료를 받던 중 이날 새벽 숨을 거뒀다. 1947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중앙대학교 문예창작…
출판사 라이프앤페이지가 도서 ‘어른을 위한 말 지식’을 출간했다.29년간 언론사 교열기자를 지낸 노경아 작가가 어문 규칙이나 문법적 접근으로는 익히기 어려웠던 우리말을 쉽게 설명하는 책이다. 생활 속 이야기와 함께 재미있는 어원과 생생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것이 특징이다.책 목차는 …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
일제강점기 일본은 식민지 조선의 소를 데려갔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매년 4만∼6만 마리의 소가 일본으로 건너갔다. 주로 두세 살의 암소가 건너가 4, 5년간 농작업 등에 투입된 후 도살돼 소고기로 소비됐다. 1920년대부터 1930년대 전반까지 일제의 소 사육 두수 중 조선 소의 …
“부커상의 파급력을 알기에 더 신중하게 심사에 임할 겁니다.” 최근 세계적 권위의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심사위원으로 지명된 안톤 허(허정범·43) 번역가의 표정은 진지했다. 그는 2022년 정보라의 ‘저주토끼’,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에 …
● 알아두면 쓸모 있는 경제학 상식 사전 (테이번 페팅거 지음·크레타) 경제학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수학은 정확하고 딱 떨어지는 답이 있지만 경제학은 복잡한 개념에 온갖 변수가 작용해 우리 생활에 깊이 관여하는 명확한 답이 없는 학문이다. 또한 최저임금제, 자유 시장, …
“그만해!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왜 왔어? 왜 왔냐고! 여기서 다 잘살고 있는데, 도대체 왜 와서 다 망가트리는데?” 이달 중순 찾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희곡 전문서점 ‘인스크립트’. 저녁 시간 희곡 낭독회가 한창이었다. 물론 전문 연기자들은 아니다. 그냥 ‘희곡이 좋아…
다시 정원을 본다. 정원은 내가 없었는데도, 또 홍수를 겪었는데도 살아남았다. 정원은 아직 남은 것들을 통해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기 헐벗은 당개나리 가지는 어떤가? 아니면 저기 습지 정원 가장자리에 용케 매달려 살아남은 노란 꽃창포 무리는? 한때 어머니의 정원에서 자랐던 이 식물들…
의학의 비약적 발전으로 우리의 평균 수명은 크게 늘었다. 그러나 여전히 병마(病魔) 앞에선 자유롭지 못하다. 차라리 죽고 싶다고 느낄 정도로 버거운 고통을 주는 병도 많다. 죽음과 죽을 정도의 아픔 속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이러한 고민 끝에 나온 개념이 ‘존엄사’다. 인간으로서 …
여덟 살 ‘누누’는 사실 비밀이 있어요. 바로 엄마가 인어, 자신도 인어랍니다. 물에 들어가면 다리가 꼬리지느러미로 바뀌어요. 하지만 학교 친구들도, 선생님도 이 사실을 모른답니다. 물 밖에서 ‘누누’는 다른 아이들과 똑같은 평범한 아이거든요. 그런데 위기가 찾아왔어요. 체육 시간에…
1761년부터 260년 넘게 문을 열고 있는 한 서점이 있다. 영국 런던의 퇴락한 골목에 을씨년스럽게 버티고 있는 ‘헨리 소서런’.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 중 하나다. 저자는 이곳의 삐걱대는 책장 빼곡한 고서적을 관리하는 직원이다. “빅토리아 시대 수준의 급여”를 받으며 정체불명의…
냉전시대 내내 소련과 서방 진영 사이에서 중립을 고수하던 스웨덴이 2년 전 핀란드와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전격적으로 가입한 이유는 뭘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단편적인 답일 뿐이다. 역사적으로 러시아에 대한 스웨덴의 깊은 고심은 지도 한 장으로 충분히 설명이 가…
● 빈틈의 위로(김지용 등 지음·아몬드)=일상이 무너진 사람들을 위한 심리 에세이.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끝없이 완벽하기를 바라면서도 한편 우울과 공허, 외로움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삶의 균형을 되찾기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지 알려준다. 1만8000원.● 이기는 멘탈(정그린 지음·와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