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프라우철도의 종착역 융프라우요흐는 「유럽의 정상」이라고 불린다. 유럽의 철
도역중 가장 높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1893년 아돌프 구에르첼러가 이곳까지 산악철도를 놓겠다고 생각했을 때까지만 해
도 스위스인 누구도 이곳에 철도부설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당시 알
프스에서도 철도 공사가 한창이었지만 그 종착역이 클라이네 샤이덱(해발 2,061m)이
었다는 점이 그것을 잘 말해준다.
구에르첼러는 융프라우철도 아이디어를 떠올린 그날 호텔에서 밤을 새며 기본 설
계에 들어갔다. 클라이네 샤이덱을 출발, 아이거봉(3,970m)의 바위를 뚫고 계속 올
라가 묀흐봉(4,099m)의 암반속을 거쳐 융프라우봉(4,158m)과 묀흐봉 사이에 말안장
처럼 앉아 있는 융프라우요흐(3,454m)까지 오르는 코스였다. 암반동굴 속의 가파른
철로를 오르기 위해서는 「토블러」라고 불리는 톱니레일도 설치한다는 원대한 계획
이었다.
이 계획은 「세 자매」라고 불리는 스위스 알프스의 상징적인 봉우리 아이거 묀흐
융프라우중 두개(아이거 묀흐)를 뚫고 지나는 것이어서 스위스 의회에서까지 논의
됐다. 그러다가 마침내 의회까지 통과, 1896년 역사적인 철도 건설의 첫 삽질이 시
작됐다.
그러나 혹한과 강설, 기압 등의 혹독한 자연조건과 공사비조달의 지연, 붕괴사고
등으로 인해 당초 7년정도로 예상했던 공기는 16년으로 늘어났다. 또 애석하게도 설
계자 자신은 공사 시작후 3년만에 숨지는 바람에 완공을 보지 못했다. 드디어 1912
년 8월1일 스위스 독립기념일에 유럽 최고의 철도는 개통식을 가졌다. 총연장 5천㎞
의 스위스 철도중 최고로 손꼽히는 융프라우철도는 이렇게 건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