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重炫기자」 푸르른 가을 하늘에 담갔다 꺼낸 듯한 「잉크 블루」색 드레스셔츠
가 도심의 거리를 수놓고 있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백색 셔츠를 유니폼처럼 입어왔던 20,30대 샐러리맨들 사이에
서 짙은 하늘색 셔츠의 유행이 「잉크를 물에 떨군 것」처럼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
다.
서울 명동거리에서 만난 회사원 박찬휘씨(28)는 『지난달말 처음 잉크블루 셔츠를
입고 출근했을 때 「교통경찰관 제복같지 않느냐」며 농담하던 직장 동료들도 지금
은 전부 잉크블루 셔츠의 애용자가 됐다』고 말했다. 잉크블루는 색깔있는 와이셔츠
를 즐겨입는 서양 남성들 사이에서는 오래전부터 인기가 굳어진 드레스셔츠 색상.
그러나 백색 셔츠와 연분홍 연두색 등 파스텔톤에 익숙한 우리나라 남성들사이에서
는 별다른 호응이 없었다.
잉크블루 셔츠가 갑자기 인기를 끄는 데는 MBC TV 드라마 「애인」의 영향도 있다
는 것. 쁘렝땅 백화점 드레스셔츠코너의 임명숙씨는 『매장에 찾아와 아예 「탤런트
유동근이 드라마에서 입었던 셔츠를 달라」는 손님도 많다』면서 『하루 평균 8∼1
0장씩 나가는데 물건이 달려 못팔 정도』라고 말한다. 잉크블루색 셔츠중에서도 소
매끝과 칼라만 백색으로 처리한 「클레릭셔츠」와 칼라의 벌어진 폭이 넓은 「와이
드 스프레드 칼라」가 인기를 끄는 스타일. 이 셔츠는 회색 남색 감색 등 기본정장
에 어울려 깔끔한 인상을 주며 빨간색 등 원색의 니트넥타이를 매 캐주얼한 느낌을
강조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