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潤鐘 기자」 50여분짜리로 부담없는 길이의 오페라 두편이 서울 도심 정동극장 무대에 오른다. 요즘 서울 예울음악무대 연습실은 3일부터 6일까지 열리는 메노티작곡의 「아말과 밤에 찾아온 손님」과 로르칭 작곡 「오페라 연습」 공연을 앞두고 연습이 한창 진행중이다.
『엄마, 걸을 수 있어요. 뛸 수도 있어요』
구세주탄생을 경배하기 위해 동방에서 온 세 왕이 들른 한 시골집. 「아말…」의 타이틀 롤이자 주인공인 아말(조수진분)은 한쪽다리를 못쓰는 어린이로 아기예수를 위해 자신의 지팡이라도 바치겠다는 고운 마음씨덕에 병이 는다.
경쾌한 반주가 환희의 느낌을 표현하는 가운데 엄마와 세 왕의 얼굴에도 기쁨이 흐르지만 연출자는 아직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을 던진다.
『자 아말, 이제는 지팡이가 없어도 되니 더 기뻐해야지. 좀더 까불까불 뛰어다녀 볼까』
연출을 맡은 김홍승씨는 『소극장 오페라인 만큼 관객과 가까운 거리에서 호흡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인 동시에 어려운 점』이라며 『큰 동작이 중요한 일반 오페라무대와 달리 섬세한 몸짓과 표정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휘자 김정수씨는 『현역작곡가인 메노티의 현대적이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특징이 두드러지는 곡으로, 경쾌한 리듬 속에서도 동양적인 화음과 색채가 매력적』이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나흘동안의 공연중 3, 6일 이틀동안 아말역을 노래부르는 조수진양(선화예술학교 2년)은 『아말은 순수하고 엄마를 끔찍이 사랑하는 아이』라고 자신의 배역을 설명했다. 그는 또 『지팡이를 짚고 하는 연기가 힘들지만 연습은 무척 재미있어요. 장래에도 프리마돈나로 무대에 서고 싶은 생각』이라고 깜찍한 희망을 밝혔다.
함께 공연되는 로르칭의 「오페라 연습」은 모차르트풍의 선율과 장면전개로 친근함을 주는 작품. 18세기를 배경으로 정략결혼에 반발하는 젊은이들과 그들이 찾는 순수한 사랑이 유쾌한 필치로 그려진다.
예울음악무대의 「아말과 밤에 찾아온 손님」에는 아말역에 김유예 조수진 이재훈, 엄마역에 메조소프라노 김신자 황경희가 출연한다.
「오페라 연습」에는 백작의 딸 루이제역에 소프라노 윤경희 박명랑, 젊은 남작 아돌프역에 테너 김종호 김진현이 젊은 귀족들의 꿈과 사랑을 노래부른다. 공연 오후7시반. 02―253―6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