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琴東根 기자」 「성인잡지의 대명사 플레이보이가 만든 극장용 성인영화 국내 첫 개봉」 「늘씬한 플레이보이 모델들이 펼치는 러브신」 등 요란한 선전문구로 치장한 영화 「플레이 백」이 9일 서울 롯데예술극장에서 개봉된다.
「플레이 백」의 무수정 상영은 마침 영화에 대한 공연윤리위원회의 사전심의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있은지 얼마 안된 시점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일부에서는 『등급심사제 도입과 성인전용극장 설립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이뤄지기도 전에 포르노물에 가까운 미국의 R등급 영화가 일반극장에서 상영된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많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지난 5일 시사회에서 이 영화를 본 관계자들은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시사회는 이 영화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수입한 동아수출공사측에서 서둘러 마련한 것.
「플레이 백」의 내용은 섹스와 권력을 둘러싼 암투를 주골격으로 하고 있다. 승진을 위해 일에만 매달리는 남편(데이비드), 이런 남편에게서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하는 아내(사라), 부하직원의 부인을 유혹하려는 상사(길), 동료직원인 데이비드를 사라와 멀어지게 한 뒤 사랑을 차지하려는 여인(카렌)이 주요등장인물.
데이비드는 부부생활의 불만을 호소하는 사라를 위해 포르노비디오를 구입한다. 두 사람은 이를 함께 보며 사랑의 행위에 활력을 불어넣게 되고 사라의 제안으로 섹스클럽에서 두 사람의 정사장면을 비디오에 담는다.
이 비디오 테이프가 카렌의 손에 들어간다. 파티장에서 사라에게 첫눈에 반한 길은 카렌이 전해준 이 비디오를 본 뒤 사라를 욕 보이려하고 카렌이 고용한 사립탐정은 이 장면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 사진을 확인한 데이비드는 배신감에 휩싸여 사라로부터 멀어지게 되는데….
영화 도입부에서 자막과 함께 남녀의 정사장면이 펼쳐지는 것을 포함해 영화가 끝날 때까지 「제대로 된」 정사장면은 모두 4번. 파격적이거나 변태적인 장면은 눈에 띄지 않는다. 섹스클럽이나 카렌의 자위장면, 포르노비디오의 화면 등 에로틱한 요소를 군데군데 배치했지만 노골적인 장면은 없다.
영화는 데이비드와 사라가 사랑을 되찾는다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동아수출공사의 한 관계자는 『플레이보이라고 하면 곧 포르노를 연상하지만 포르노와는 정말 거리가 먼 영화』라고 설명했다.
동아수출공사는 이번에 「플레이 백」을 비롯해 플레이보이가 제작한 영화 9편을 한꺼번에 수입했다. 오는 23일 국도 동아 롯데 등에서 개봉되는 두번째 작품은 연쇄살인범을 체포하기 위해 여형사가 스트립댄서로 잠입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커버 미」. 『「플레이 백」보다는 좀더 선정적』이라고 수입사측은 밝혔다. 이밖에 잇달아 개봉될 「글라스 케이지」 「미드나이트 블루」 「링거」 등 「에로틱」이라는 문구를 붙인 스릴러 미스터리 멜로물 등의 영화들은 과연 「수위」가 어느 정도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