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함께]관동대 정인화교수 「고뇌하는 현대인…」 펴내

  • 입력 1996년 11월 6일 20시 47분


「金次洙 기자」 혼전순결 혼외정사 성희롱 임신중절 자살 안락사와 장기이식, 개발과 보전문제 등…. 관동대에서 윤리학을 강의하는 40대초반의 신진학자 정인화교수가 평범한 사람들도 한번쯤 부딪치게 되는 이러한 윤리문제를 주제로 「고뇌하는 현대인을 위한 윤리학 강의」(서광사 간)를 펴내 눈길을 끈다. 현실적이지만 민감한 윤리문제를 다룬 것은 바로 앎보다는 행함이 우선해야 한다는 생각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먼저 혼전순결에 대해 정교수는 절대적으로 지켜야 하는 지고지선(至高至善)의 가치로 고집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아무 기준도 없이 무절제하게 버릴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사랑과 결합된 성(性)만이 건전한 성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혼전순결문제에 대처하는 것이 선을 최대화하고 악을 최소화하려는 공리주의적 윤리관에 부합된다는 설명이다. 정교수는 또 혼외정사는 윤리적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행위라는 입장을 보였다. 혼외정사를 통해 배우자에게 더욱 충실하고 자신의 행복이 극대화된다면 윤리적으로 정당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대두할 수도 있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 허구성이 드러난다는 것. 즉 모든 사람이 혼외정사를 할 때의 결과나 인간은 육체적 쾌락의 노예가 돼서는 안되는 인격적 존재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혼외정사의 비윤리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교수는 이와 함께 개발과 환경보전의 대립으로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는 갈등도 윤리의식을 확대하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간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강물이나 흙에 공해물질을 버리는 것도 비윤리적인 행위라는 인식을 갖게 되면 환경오염도 훨씬 줄여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 책은 진부한 도덕이론이나 설교투의 도덕규범을 늘어놓은 것이 아니라 윤리학의 핵심인 가치론과 체계적인 도덕원리를 먼저 설명한 뒤 소설에 등장하는 상황 등을 예로 들면서 실천의 문제를 심도있게 다루고 있어 흥미있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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