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成柱기자」 신세대는 「여자 이발사」를 좋아한다.
최근 대학가에선 미용사자격증을 딴 여자이발사가 학생들의 머리를 깎아주는 이발소가 늘고 있다. 서울대 구내이발소가 미용사 2명을 여자이발사로 채용한뒤 성균관대 한국외국어대 건국대 등에도 여자이발사가 잇따라 등장했다. 이같은 여자이발사 바람은 앞으로 일반 이발소로도 확산될 기미다.
서울대 구내이발소는 바로옆의 미용실로 남자대학생들이 몰리자 궁여지책으로 지난 94년초 미용사 2명을 모셔왔다. 고객이 조금씩 늘어 한두명씩 충원하다보니 2년사이 미용사가 9명으로 늘어 요즘은 남자이발사(6명)보다 많다.주인 김용주씨(55)는 『대학 1,2학년생은 대부분 남자이발사의 손이 비어도 기다렸다가 미용사에게 머리를 맡긴다』고 말했다. 이들은 퇴폐이발소의 범람으로 어릴적 엄마손에 이끌려 미장원에서 머리를 깎기 시작한 첫세대라는 것.지난해엔 성균관대 한국외국어대 등에도 여자이발사가 등장했다. 지난 3월 건국대이발소는
총학생회로부터 『다른 대학들처럼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미용사를 채용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미용사 2명을 채용한 다음 하루 평균 고객이 10% 이상 늘었다. 학생들이 미용사에게만 몰려 한 미용사가 과로로 드러눕기도 했다.외국어대와 건국대에선 여학생이 이발소를 찾기도 한다. 하루 2,3명의 여학생이 끼리끼리 또는 남자친구와 함께 찾아와 미용사가 커트를 해준다.
여자이발사 바람이 대학가를 벗어나기는 당장은 어렵다. 공중위생법에 따라 이발소에서 미용사가 근무하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구내엔 대부분 이발소가 한곳밖에 없어 미용사를 채용해도 피해를 봤다며 고발할 경쟁이발소가 없다.
이미용 관계자들은 동네 이발소에서도 여자이발사를 찾아볼 날이 멀지 않았다고 본다. 그 이유중 하나로 신세대남성들이 이용기술을 배우지 않아 이발사의 절대부족현상이 곧 닥칠 것이라고 지적한다.
보건복지부 생활보건과와 서울 관악구청 위생과의 관계자는 『현재 이발소에서 미용사가 일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법조항에만 얽매여 단속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을 주지 못한다』면서 『외국처럼 이용소와 미용소의 구별을 없애는 방향으로 법이 바뀌는 날이 곧 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