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마피아 경영학

  • 입력 1996년 11월 13일 20시 42분


「鄭恩玲기자」 「V 지음/원재길 옮김」 「직장인의 성공적인 시간관리법은 무엇일까」. 하버드대 경영관리학석사(MBA)과정의 강사라면 이 질문에 「이상적인 작업공간을 만드는 법, 조용한 시간을 만드는 전략」 등등을 늘어놓을 것이다. 그러나 성공적인 마피아의 답은 다르다. 「자신이 할일의 스케줄을 짜라, 그 일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겨라」는 것. 이 책은 「범죄조직인 마피아가 자본주의 역사속의 어떤 카르텔보다 수익성이 크고 생명력이 강한 기업이었다」는 전제로부터 출발해 그들의 조직논리에서 성공적인 경영전략을 찾아낸다. 책에 담긴 가르침들은 보편적 윤리를 아예 무시한다. 대신 인간 본성의 두가지 특징인 「탐욕」과 「공포심」을 동기와 자극으로 적절히 운용하는 것이 사업성공의 핵심이라고 역설한다. 마피아의 입을 빌려 저자가 주장하는 성공전략은 상당부분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정략론」에 근거를 둔 것이다. 언젠가 사장이 되고자 하는 말단사원에게 마피아는 충고한다. 「두목이 웃을 때는 미소라도 지어라, 두목이 말하라고 할 때만 말하되 두목의 입장에서 말하라, 두목이 진로의 장애가 될 때는 주저없이 제거하라」. 부하직원을 장악하려는 경영자에게는 「끊임없이 허풍을 떨라」고 조언한다. 부하는 어떤 자질을 갖고 있건 끊임없이 「유능해질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워주라는 것.<황금가지·5,500원> 저자는 91년 승리를 뜻하는 「V」라는 익명으로 성 마틴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왔으며 아직까지 그 정체가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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