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열린 동아국제음악콩쿠르 심사위원회의는 동아국제음악콩쿠르가 한국 최초의 본격적인 국제음악콩쿠르 행사일 뿐만 아니라 21세기 세계음악계의 주역이 될 연주자를 공정하게 선발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시종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심사위원장인 鄭鎭宇(정진우)서울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회의에서 심사위원들은 국제콩쿠르의 관례대로 「25점 만점제」를 채택키로 쉽게 합의. 「25점 만점제」는 5점 단위로 최고수준인 A부터 E까지 등급을 가리고 한 등급내에서도 기량에 따라 4점까지 차이가 나는 방식이다.
○…심사위원회의에 앞서 1차예선 참가자 23개국 46명은 20일 오전 서울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콩쿠르의 첫 공식행사인 연주순서 추첨을 초조한 가운데 참관.
이날 연주순서 선택은 참가자중 최연소자인 핀란드의 안티 시랄라(17)가 추첨함에서 번호표를 골라 결정했는데 그가 뽑은 번호표는 불가리아의 즐라트카 즐라트코바의 고유번호인 49번이었다. 이에 따라 즐라트코바는 첫 연주자가 됐고 마지막 연주자는 성(姓)의 알파벳 순서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안드레이 젤토노크가 됐다.
○…추첨에 의해 연주순서가 결정되자 자리에 모인 연주자들 사이에서는 잠시 탄성이 터져나왔다. 출전자인 엄은경양(독일 뮌헨음악학교 재학)은 『대부분 연주자의 경우 앞번호를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며 『심사위원이 눈여겨 볼 연주자를 마음속으로 고르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참가자들이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참가자 일부는 『빨리 마음의 부담을 덜어버리고 다음단계 경선을 준비하는 데는 앞번호가 유리하다』고 말해 대조.
○…이날 추첨행사는 공식행사로서는 참가자들이 처음 모인 자리로 40여명의 참가자 대부분이 참석, 성황을 이뤘다. 이미 여러차례의 국제콩쿠르에서 만나 친숙해진 일부 참가자들은 익숙한 얼굴끼리 모여앉아 인사와 콩쿠르 정보교환 등에 분주한 모습. 이날 연주순서 번호를 뽑은 시랄라는 최연소자로서 입상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나이가 적어 불리하거나 유리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답변. 『그러나 퀸 엘리자베스, 부조니콩쿠르 등 쟁쟁한 콩쿠르의 결선진출자가 대거 참가한 만큼 크게 입상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미소.
○…연주 순서는 참가자의 알파벳 순에 의해 미리 정해져 있었으며 이날 추첨은 이중 첫 연주순서를 장식할 연주자를 뽑은것. 결정된 연주순서는 결선에 이르기까지 동일하게 적용되는데 1차예선에서 빠른 연주순서로 결정된 연주자는 탈락자를 제외한 뒤 결선에서도 동일한 순서로 연주하게 된다. 이는 각 단계마다 참가자들에게 같은 연습시간을 부여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콩쿠르의 관례.
〈劉潤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