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아버지 세대」관심…「중년…」등 호평

  • 입력 1996년 11월 25일 20시 16분


「金順德기자」 우리연극계에서 관심밖의 세대였던 50대가 새로운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 명예퇴직으로 상징되는 사회 현실과 베스트셀러 소설 「아버지」의 인기 등으로 불붙은 「아버지 세대」에 대한 관심이 연극계에도 밀어닥친 것. 최근 개막된 「떠벌이 우리 아버지 암에 걸리셨네」를 비롯, 현재 공연중인 「중년의 남자에겐 미래가 없다」 「배꼽춤을 추는 허수아비」 「아름다운 거리」 등 50대를 주제로 한 연극이 줄이어 성황속에 공연되고 있다. 이들 창작극에 그려진 50대의 공통점은 우선 사회적으로 실패한 인생이라는 점. 이들은 △자신이 가족을 위해 희생했다고 믿고 △세태탓만 할 뿐 자신의 무능력을 인정하지 않으며 △젊은 세대에서는 찾을 수 없는 인간미를 지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연우무대의 「떠벌이 우리 아버지…」(윤영선 작)에서 아버지는 암에 걸려 있다. 여기서 암이란 세포가 자기 몸의 세포를 죽이는 골육상쟁의 상징으로 민족분단 광주사태 등을 의미한다. 연출자 채승훈씨는 『8.15부터 5.18까지 시대의 아픔을 온몸으로 겪었으면서도 오늘날에는 사회주류에서 밀려나 욕구불만을 겪고있는 세대』라고 극중의 50대를 설명했다. 문화홀에서 공연중인 「중년의 남자에겐…」(김행호 작)은 요즘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명예퇴직을 소재로 한 모노드라마. 방송작가인 주인공은 『평생 나자신을 위해 한 것은 밥세끼 먹은 일밖에 없다』고 믿지만 아직도 손으로 원고를 쓸만큼 급변하는 세상을 따라가지 못하는 인물이다. 이에 비하면 대학로극장의 「아름다운 거리」(이만희 작)에서 50대 두 남자는 가정과 일터에서 실패한 반면 약삭빠른 젊은 세대에서 찾아보기 힘든 우정을 지니고 있어 감동을 준다. 이같이 50대가 등장하는 연극이 갑자기 늘어난데 대해 전문가들은 『세대간의 이해의 폭을 넓히는 한편 중장년 관객을 모을 수 있어 반가운 현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50대의 삶을 깊이있게 다루기보다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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