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문화인]조각가 안규철씨「사물들의 사이」개인전

  • 입력 1996년 11월 28일 20시 14분


「홍찬식기자」 『영상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시대를 맞아 실제 눈으로 본 것이 꼭 진실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컴퓨터를 통해 영상을 마음대로 합성하거나 조작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지요』 독일에서 활동하다 지난 94년 귀국한 조각가 안규철씨(41)가 최근 「사물들의 사이」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갖고 있다. 12월23일까지 학고재화랑(02―739―4937)과 아트스페이스 서울(02―737―8305). 이번 전시회에는 안씨의 독특한 상상력을 느낄 수 있는 설치 오브제 입체작업이 골고루 선보이고 있다. 학고재화랑에 전시된 오브제작품 「책속의 밥」은 실제 책을 재료로 그 안의 종이를 파내고 은숟가락을 넣어놓은 것. 겉으로는 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숟가락을 보관하는 케이스인 셈이다. 또 아트스페이스 서울에 있는 설치작업 「그 남자의 가방」은 「날개」가 들어있다는 가방을 통해 진실과 눈에 보이는 것의 차이를 탐색하고 있다. 서울대미대를 나온 뒤 잡지사 기자생활을 거쳐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미대를 졸업한 안씨는 사람들에게 뭔가를 사색하게 하는 작품을 주로 선보여왔다. 이번 개인전에도 삽과 배젓는 노가 함께 붙어있는 작품과 손잡이가 5개나 되는 현관문을 선보이는 등 특유의 「끼」가 돋보인다. 그는 최근 유럽미술을 소개한 책 「그림없는 미술관」을 출간하기도 했다. 열화당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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