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次洙기자」 『서울은 한민족의 역사와 문화가 집약된 곳입니다. 따라서 서울의 변천과 발전은 찬란한 한민족 역사의 파노라마라 할 수 있지요. 이제 서울을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 서울의 지난날을 올바로 이해하고 문화유산을 보호해야 합니다』
최근 서울의 역사와 변화상을 종합적으로 다룬 5권짜리 전집 「서울 육백년」(대학당 펴냄)을 완간한 김영상씨(서울시사편찬위원회 고문)는 서울의 문화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씨가 서울의 역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난 54년 서울시사편찬위원회 창립의 산파역을 하면서부터. 그는 이때부터 서울 구석구석에 흩어져 있는 문화유산을 답사, 사진을 직접 찍어 신문과 잡지 등에 글을 써왔다. 동아일보 편집국장 등을 지낸 언론인출신인 김씨는 서울과 관련된 수많은 사연과 내력이 잊혀지고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서 한평생을 서울모습 「추적」에 매달려 왔다고 말했다.
40년간의 노력의 결실이 바로 이번에 완간된 「서울육백년」이다. 책 제목을 「서울육백년」이라고 붙이긴 했지만 내용은 서울에서 발굴된 선사유적에서부터 삼국 고려 조선시대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서울의 변화상을 포괄하고 있다. 또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옛서울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그림을 많이 곁들였다.
김씨는 『조선왕조가 한양을 수도로 정한 내력에서부터 지세와 각종 사적, 백성들의 애환까지 고루 설명하기 위해 많은 자료를 활용했다』고 말했다. 전집 5권은 「북악 인왕 무악기슭」 「남산 남산기슭」 「창덕궁 창경궁 응봉기슭」 「낙산기슭 청계천변」 「한강 한강유역」 등 지역별로 한권씩 나뉘어있다.
김씨는 특히 『한민족의 생명의 젖줄이자 남북문화의 융합점 역할을 했던 한강을 발원지에서부터 서해에 이르는 5백여㎞를 체계적으로 탐구, 기술한 것을 가장 큰 보람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세종대왕과 이순신장군의 생가터를 고증해 밝힌 것과 경무대를 청와대로 고쳐 불러야 한다는 의견을 냈던 일, 사적지 1백여곳의 표지석 설치작업에 참여했던 일도 추억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최소한 4대문 안을 역사보존지로 지정, 교통량을 최소화하는 등 획기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서울은 역사깊은 문화도시로서의 가치를 잃게 된다』고 걱정하고 『서울을 민족의 구심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