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華盛기자」 와인 마시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TV드라마 식사장면에서 포도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다. 생일잔치나 집들이때 와인을 선물로 가지고 가는 것도 흔한 일이다.
입맛이 고급화 다양화 추세를 보이면서 30대 젊은 주부층을 중심으로 일기 시작한 와인 붐은 점점 40대 중산층으로 확산되는 느낌이다. 포도주는 부드럽고 분위기가 있는 술이다. 은은한 향기가 있고 색깔이 에로틱하다. 게다가 뻑뻑한 육류가 중심인 서양식음식에 한잔 곁들이면 안성맞춤이다. 입맛이 서구화된 감성적 신세대들에게도 딱 맞다.
서울 서초동에 사는 주부 박은미씨(35)는 『피곤하거나 기분이 언짢을 때 와인 한두잔씩 한다. 잠이 안올땐 음악을 들으며 한잔 마신다. 소주파인 남편도 요즘은 내가 마실때 한두잔씩 홀짝 거린다. 맛본다는 핑계를 대면서…』라고 말하며 웃었다.
「한국의 와인시장을 주목하라」.
세계의 유명포도주들이 한국에서 잇따라 판촉행사를 벌였다. 11,12월 두달 사이에만 프랑스가 지난 2일 고급와인 보르도의 시음회를 한것을 비롯해 세차례, 독일 이탈리아 포르투갈이 각각 한차례 등의 설명회나 시음회를 갖고 자국산 포도주의 우수함을 뽐냈다. 한국은 매년 20∼30%씩 급성장하고 있는 잠재적 황금와인시장. 1인당 1ℓ씩 마시는 일본의 예로 볼때 1인당 0.15ℓ에 불과한 한국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한국은 4∼5년내에 1인당 0.6ℓ선까지 마실 것이며 입맛도 더욱 고급화되고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급 포도주글라스를 홍보하기 위해 최근 서울에 왔던 오스트리아 리델글라스의 조지 리델사장은 『12년전 한국을 방문해 우리 회사제품의 설명회를 가졌을땐 거의 관심을 가져 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멀지않아 한국은 포도주 주요 소비국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와인전문점「JC와인셀라」를 운영하는 김준철씨는 『소득이 1만달러를 넘어서면 좋아하는 술도 바뀐다. 50,60년대의 막걸리와 소주, 70년대 맥주, 80년대 위스키의 득세는 소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여성과 신세대의 시대인 90년대엔 순한 술, 포도주가 음주문화를 이끌어 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분석했다. 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산 와인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칠레 뉴질랜드 호주 미국캘리포니아 남아공 캐나다산 등 종류만도 수백종이다. 가격도 제각각이다. 프랑스 부르고뉴 89년산 레드 「로마네 콩티」의 값은 한병에 1백20만원이나 한다. 그러나 보통 한병에 1만∼2만원짜리이면 와인의 맛을 즐기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