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지휘자 마주어,라이프치히 떠난다

  • 입력 1996년 12월 10일 20시 24분


「劉潤鐘기자」 동독말기 라이프치히의 「민주화 투사」쿠르트 마주어가 라이프치히를 떠나게 됐다.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종신지휘자를 겸직하고 있던 마주어는 최근 게반트하우스의 내년도 계약경신에 불응, 올 12월로 임기를 마치게 됐다. 70년대초 이후 게반트하우스의 지휘자로 활약해온 마주어가 정든 라이프치히를 떠나게 된 것은 그의 권한축소를 둘러싼 마찰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주어가 연주여행으로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이사회가 악단의 운영체제를 변경, 지휘자와 음악감독의 직책을 분리했던 것. 게다가 악단 이사회는 마주어 외에 다른 수석지휘자를 옹립, 음악적으로도 2인체제를 만들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마주어는 『4반세기동안 동고동락한 오케스트라의 운영이 내가 쌓아올린 방향과 달라질 수는 없다』며 사의를 표명했다는 것. 실질적으로 이사회가 마주어를 「밀어낸」셈이다. 라이프치히와 마주어의 인연은 단순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직에 그치는 것이 아니어서 그의 사임이 시민들에게 준 충격은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마주어는 1989년 10월 구동독지역이던 라이프치히 시민 7만여명이 동독체제를 반대하며 거리로 몰려나와 무력진압이 목전에 닥친 순간 연주장소인 게반트하우스를 시위대의 피신장소로 열어줘 가장 신망받는 예술가이자 민주화의 선봉장으로 추앙받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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