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美錫기자」 겨울방학을 맞은 자녀에게 추억을 만들어주자.
오는 21일 서울의 초등학교가 방학에 들어가는 것을 비롯, 전국의 초중교가 18∼26일사이 일제히 방학을 시작한다. 학부모들은 방학을 자녀의 밀린 학습을 보충하는 기간으로, 아이들은 늦잠자고 실컷 놀수 있는 시간으로만 여기기때문에 서로 갈등을 빚기도 한다. 학습과 놀이도 중요하지만 자녀에게 의미있는 과제를 주거나 온 가족이 함께 보내는 시간을 통해 소중한 기억을 남기는 일도 방학의 존재이유중 하나다.
값비싼 해외어학연수나 여행을 보내는 경우도 있지만 추억만들기가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 전문가에 따르면 무엇보다 좋은 추억을 만들려면 부모의 일방적 강요가 아니라 먼저 자녀의 관심과 희망을 들은 뒤 그 의사를 존중해주는 일이 필요하다. 또 아이가 집에서만 머물지 않도록 야외활동을 적절히 안배해야 한다. 월간「아버지와 가정」을 발행하는 아시아문화교류연구소 강우현소장과 교육학자 정유성교수(서강대) 등의 조언으로 다양한 방법을 알아본다.
가족들이 산이나 바닷가로 여행을 떠났을때 각자 새해 소망을 적은 연을 날려보내고 이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거나 가족끼리 함께 이야기책을 만드는 것도 소중한 체험이 된다. 자녀를 친척집에 혼자 보내 며칠씩 떼어놓는 것도 낯선 환경에 적응하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식구들이 서로에게 하고싶은 말을 한 공책에 적어 공개적으로 편지와 답장을 주고받아도 좋다. 가족의 생일과 기념일을 기록한 가족달력, 끝말이어가기와 같이 부모와 자녀가 한대목씩 글을 이어쓰는 가족동화책만들기도 재미난 시도다.
아이의 취미나 특기를 살리는 방법도 있다. 직접 만화책을 만들어보도록 하거나 악기연주 등 예능방면에 소질이 있으면 같은 또래 친구들과 힘을 합쳐 집에서 작은 무대를 꾸미도록 도와주는 것도 아이디어. 초등학교 고학년생에게는 『너만의 비밀을 모두 기록하는 비밀일기장을 써보렴. 어른이 된다음 읽어보면 좋은 추억이 될거야』라고 말해주면 아이들이 자기만의 세계를 키워가는데 도움이 된다.
평소 자녀들과 소원할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와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어보는 것도 뜻깊은 체험이 될 것이다. 집에서 아버지와 요리를 해보거나 여행을 다녀오는 방법도 있다. 이때도 오지여행, 특수박물관순례나 문화유산답사처럼 의미있는 시간으로 활용해 본다.
여러 민간 단체에서 주관하는 이색강좌에 보내는 것도 색다른 체험을 하는 기회가 된다. 철새들을 관찰하는 탐조여행을 비롯, 별자리관측 농촌생활체험 전통문화배우기 국토순례 등 다채로운 행사가운데 자녀가 흥미를 가질만한 프로그램을 고르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