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은 눈사람이 진짜 사람처럼 말을 못하고 자신과 함께 놀 수 없는 것을 아쉬워한다. 눈사람이 녹으면 죽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눈사람은 아이들에게 짧은 시간에 삶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다.
지난 82년 영국의 TV 채널4에서 만든 「스노맨(눈사람)」은 이런 점을 이야기로 잘 소화해 교육적 효과가 뛰어난다. 수채화를 바탕으로 파스텔톤의 색연필로 그린 영상도 아름답게 느껴진다.
내용은 한 어린이가 눈사람과 놀다가 눈사람이 녹아 슬픔을 느낀다는 것. 한 어린이가 낮에 눈사람을 만들고는 그 눈사람과 밤새도록 논다. 오토바이를 타고 숲속을 달리기도 하고 하늘을 날아 북극에 가서 눈사람들의 파티에 참석하기도 한다. 집에 돌아온 어린이는 다음날 아침 눈을 떠 녹아버린 눈사람을 보고는 눈시울을 붉힌다.
이 영화는 다양한 영화제작 기법으로 만들어 교육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몇 개의 각도로 그림을 그려 하나의 사물을 볼 때도 여러 각도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카메라로 찍듯이 각 장면을 바꾸는 것도 인상적이다. 등장인물과 사물은 만화영화 특유의 과장된 표현법을 쓰지 않고 사실적으로 그렸다. 대사는 주인공 어린이가 눈사람과 함께 여행할 때 음악과 함께 나오는 것이 전부이며 나머지는 음향효과와 음악으로 이뤄져 있다. 그래서 언어이해력이 떨어지는 미취학 아동도 어려움 없이 볼 수 있다.
이 비디오는 「영화마을」과 「으뜸과 버금」가맹 비디오점에서 빌려 볼 수 있다.
정 근 원<미래영상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