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띠풀이]순박-근면-풍요 상징…「농사神」우대

  • 입력 1996년 12월 31일 18시 15분


「曺炳來기자」 97년은 정축년(丁丑年) 소의 해. 국립문화재연구소 천진기 학예연구사는 『소는 은근과 끈기, 여유를 상징하며 소띠 태생중에는 근면하고 성실하며 꾸준히 노력해 성공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사유축삼합(巳酉丑三合) 즉 소띠는 뱀띠 닭띠와 어울린다. 소띠는 음(陰), 말띠는 양(陽)이어서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 한국문화에서 소는 △농사신으로서 부 풍요 힘 △고대의 제사풍습에서 이어져 내려온 희생 제물 축귀 △소의 성격에 빗댄 순박 근면 우직 충직 △여유 한가로움 평화로움 △부정적으로는 고집 어리석음 아둔함을 상징한다. 꿈에 소가 문밖을 나가면 재물이 없어지는 등 나쁜 일이 생긴다. 꿈속의 소는 조상이나 재산 등을 뜻한 것이기 때문이다. 소를 둘러싼 풍속도 다양하다. 설날 송아지가 울면 풍년이 온다고 믿었다. 정월의 첫 축일(丑日)이나 정월보름날에는 소의 날로 이날 소에게 일을 시키지 않고 콩을 넣은 쇠죽을 잔뜩 먹이는 등 절기마다 소를 둘러싼 풍속이 지방마다 있었다. 소와 관련된 속담은 소의 어리석음 둔함 고집스러움 등을 빗댄 것이 많다. 굼뜬 사람을 「소 죽은 넋 덮어쓰다」, 고집스런 사람을 「소 죽은 귀신같다」, 대중할 수 없는 사람을 「소탄 양반 송사 결정한다」, 말을 안듣는 사람에게 「쇠귀에 경읽기」라고 한다. 삼한시대에는 순장용이나 제사용으로 소를 길렀고 삼국시대인 5세기경에 차를 끌거나 농경에 소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5세기에 축조된 고구려의 고분에 우차를 끌고 있는 소의 그림이 나오고 7세기초에 만든 고분에서는 쇠머리를 한 농사신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농사를 짓는데 소의 역할이 커지면서 소가 농사신으로 신격화된 것이다. 십이지신도의 우신(牛神)은 12월을 지키는 신으로 찬 기운에 굴복해 있으면서도 봄을 기다리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소는 오랫동안 농가의 가장 중요한 재산이었다. 50, 60년대에는 농민이 소를 팔아 자식을 대학에 보냈다고 해 대학을 「우골탑」이라고 했다. 소의 조상은 아프리카와 유라시아대륙에 널리 퍼져 살던 야생소인 오로크. 순종 오로크는 구석기시대부터 중요한 사냥감이었으며 17세기초 폴란드에서 사냥으로 멸종했다. 한우는 오로크에서 유래된 잡종이며 일본으로 건너가 화우(和牛)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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