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重炫기자」 「미스터 바스켓볼」 「농구코트의 신사」 「록 허드슨」. 고려대 농구팀의 박한감독을 따라다니는 별명들이다.
1m92의 훤칠한 체격과 준수한 외모, 굵직한 목소리와 함께 여성팬들을 매료시키는 박감독의 매력포인트가 또하나 있다. 사자처럼 포효하며 선수들을 독려할 때도 한점 흐트러짐없는 콤비 옷차림이 그것.
고려대감독취임 이듬해인 76년 그는 우리나라 농구계에서 처음 정장차림으로 벤치에 나왔다. 『미국의 NBA농구를 흉내낸 것은 아닙니다. 팬들의 주목을 받는 감독이라는 공인으로서 지켜야할 「예의」라고 생각했죠』
박감독은 진회색 감색 등의 더블재킷과 회색 검은색바지 등 「고상한」 콤비스타일을 선호한다.
변덕스런 유행의 흐름에 상관없이 고집해온 더블재킷은 그의 떡 벌어진 체격에 멋스럽게 어울린다는 것이 주위의 평가. 하지만 스포츠맨에게 거추장스런 커프스버튼이나 넥타이핀 등은 절대 착용하지 않는다.
『남보다 옷이 많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어제 경기에 입고 나간 옷을 오늘은 피하는 식이죠. 체격이 남달라 맞는 기성복이 없어서 1년에 한두벌씩 단골양복점에서 맞춰입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오십을 넘긴 「노총각」이 경기일 아침마다 손수 재킷과 바지를 고르고 색상을 맞춰 드레스셔츠 넥타이 양말까지 선택하는 것이 보통의 정성은 아니다.
현재 진행중인 농구대잔치 플레이오프전에 온통 정신이 팔려있다는 박감독은 『농구가 워낙 멋있는 운동이어서 여기에 빠져사는 나도 멋져보이는 것 아니냐』며 슬쩍 말꼬리를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