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朴正奎 기자」 인천 연수구 동춘동 金宗洙(김종수·36)씨는 주말이면 늘 문화예술행사를 찾고 싶어한다. 그러나 볼 만한 공연이나 전시회가 적고 간혹 열린다해도 어디서 열리는지 몰라 가지 못한다.
김씨는 지난해말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빠담 빠담 빠담」 연극표를 공연 2일전 친구를 통해 받고 놀랐다. 서울에 가지 않고도 인천에서 이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뿌듯했지만 공연개최 사실을 미리 몰랐다는 사실이 한심했다.
인천은 문화예술의 「불모지」에 가깝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서울에 올라가 얼마든지 볼 수 있으나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서울문화의 종속지」로 전락했다.
인천의 문화예술구조를 △문화를 만들어 내는 창조집단 △이를 지원하는 지원집단 △문화를 즐기는 향유집단 등 3개로 나눌 경우 향유집단은 2백50만명으로 잠재력이 충분하다.
인천은 그러나 창조 지원집단의 측면에서 낙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한국문화정책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을 제외한 지방거주 문화예술인 4만7천7백여명중 1천9백7명(3.9%)만이 인천에서 활동하고 있다. 부산(5천3백39명) 대구(5천8백91명) 등 5개광역시와 비교할 때 가장 적은 숫자다.
국내 유명공연이 인천에서 공연될 수 있도록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인천시의 문화예술 지원력은 미비하기 짝없다.
인천지역 예술인들은 『인천시가 21세기 동북아의 중심도시가 된다고 하지만 이대로 가면 문화꼴찌도시가 되고 말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민들은 인천의 문화불모요인으로 △공연장부재 △문화예술지원 행정미흡 △기업 지원미비 등을 꼽는다.
인천 공연장은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공연장(1천5백석)과 서구문화회관 계양문화회관 등 3개소뿐이다.
이중 서구문화회관과 계양문화회관은 인천중심과 너무 떨어져있고 공연장 지명도마저 낮아 예술가와 공연기획사들이 기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종합문예회관 공연장 대관을 따내는 작업은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이곳은 더욱이 자체기획공연과 함께 시립공연단체에 우선권을 주고 있다. 기획사들이 공연장을 잡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지난해 10, 11월에 97년 공연대관 신청을 받았으나 현재까지 승인 및 부결통보가 이뤄지지 않아 3,4월 공연을 계획한 기획사들이 공연을 포기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인천공연기획사인 나래에이전시 尹正憲(윤정헌·35)사장은 『매년 대관심사가 늦어져 기획사들의 공연계획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윤씨는 『아티스트와 미리 계약했다가 대관이 안될 경우 위약금은 물론 기획사의 신뢰도마저 떨어져 인천공연은 전국 어느곳보다 힘들다』고 말했다.
인천시도 10월 시민의 날을 기념하는 공연으로 대중음악 방송쇼와 유명연예인 대중가수 섭외에만 총력을 기울일 뿐 단 한번도 클래식음악 오페라 국악공연을 유치하거나 지원한 사례가 없는 실정이다.
문화예술홍보도 시내에 플래카드 몇개 걸어놓는데에 그쳐 많은 시민이 시립예술단체들의 공연 등이 개최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공연기획사들은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인천무대에 서도 시장 시의회의장은 물론 이 지역 국회의원들의 입장권구매가 전무하고 시의 실무담당자조차 와보지 않는 공연문화 풍토가 인천을 문화불모지로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