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曺炳來기자] 설날에 가족이나 친지끼리 둘러앉아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울 때 콜라나 사이다를 내놓는 것은 격에 어울리지 않는다. 향긋하고 시원한 식혜와 수정과는 기분을 신선하게 해주고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전통 음료.
요리연구가 배윤자씨는 『식혜와 수정과는 식사후 입안을 개운하게하고 소화를 촉진하는 음식으로 마셔왔다』며 『다른 음료에 비해 만들기와 보관이 쉬우며 조금만 신경써도 맛이 잘 난다』고 말했다.
설연휴동안 내놓을 식혜와 수정과는 하루전이든 1주일전이든 일하기 좋을 때 만들어 놓으면 된다. 겨울 날씨에 아파트에서는 베란다에 두면 1주일정도, 단독주택에서는 단지에 담아 밖에 내놓으면 보름이상 간다.
식혜의 맛은 엿기름물을 밭는 방법과 첨가하는 재료에 따라 달라진다. 엿기름가루에 부어놓았던 물을 밭을 때 윗물만 따라내면 부드럽게 되고 건더기를 짜가며 밭으면 진하게 된다.
일부 지방에서는 엿기름물로 밥알을 삭힐 때 매운 고추를 저며넣어 단맛과 매운맛이 함께 나도록 하며 유자나 석류 대추 등을 넣기도 한다. 집집마다 다른 식혜맛을 즐기고 만드는 방법을 알아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식혜나 수정과에는 강정을 곁들여 내놓는다. 강정은 요즘 흔히 한과점에서 만든 것을 사다 놓지만 예부터 식혜 수정과와 더불어 설날 세배객에게 내놓는 음식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수정과▼
배윤자씨의 도움말로 수정과를 만드는 방법을 알아본다. 매운 계피맛을 더 내기 위해 통계피를 정량의 두배까지 쓰기도 하며 때로는 맛을 더 강하게 내기 위해 통후추를 통계피와 함께 끓이기도 한다.
통후추와 통계피는 남대문시장이나 경동시장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물의 양을 정하기 어려우면 진하게 끓인 후 알맞게 희석하도록 한다. 곶감은 잘 말려 뽀얗게 된 것을 쓴다.
▼준비물
생강1백g 통계피50g 설탕2컵 물20컵 곶감20개 잣2큰술
▼만드는법
①생강은 껍질을 벗겨 씻은 뒤 얇게 저며 물10컵을 붓고 향이 충분히 우러날 때까지 끓인다
②통계피를 씻어 10컵의 물을 붓고 푹 끓인 후 생강 끓인물과 함께 체로 거른다. 생강과 통계피를 함께 넣어 끓이기도 하는데 이 경우 생강과 계피의 독특한 향이 순화된다
③거른 물이 따뜻할 동안 설탕을 부으면서 천천히 녹여 수정과물을 만든다. 계피나 생강을 끓일 때 설탕을 넣으면 단맛이 줄어든다
④수정과물이 식으면 단지에 넣어 보관한다. 먹기 30분전에 꼭지를 뗀 곶감을 넣고 먹을 때 잣을 서너개 띄워 낸다. 요즘은 곶감의 씨를 발라내거나 반으로 썰어 씨를 뺀 뒤 호두나 잣을 넣어 말아 1㎝정도의 두께로 썰어 넣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