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언기자] 『보통시민이 전시회에서 그림 한 점 사기란 어렵습니다. 그러나 판화는 일반 사람들이 부담없는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좋습니다. 서울 판화미술제가 그같은 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합니다』(공무원 이사철씨·경기 성남시 야탑동)
새봄을 맞아 서울 예술의 전당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97서울판화미술제」(15일까지)가 판화대중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95,96년에 이어 올해로 세번째인 이 미술제에는 국내외 판화작가 1백60여명의 작품 2천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13일 오후 예술의 전당 미술관. 1층에서 3층까지 곳곳에 마련된 70여개의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었다. 이 미술제에는 국내 39개 화랑과 8개 공방, 12개 판화관련업체 등이 참가하고 있다. 국내 유명작가의 작품은 거의 다 나와 있다.
미술서적 액자 아트포스터 문화상품 등 다채로운 미술관련 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이 미술제를 주최한 한국판화미술진흥회 김태수회장은 『어려운 상황인데도 많은 관람객이 몰려오고 있다』며 『주말에는 1천∼2천여명, 평일에는 5백여명이 온다』고 말했다.
관람객들은 판화작품을 직접 구입하기도 하는데 값은 3만원에서부터 다양하다. 비싼 작품은 1백만원이 넘는다. 관람객들은 10만원이하의 작품을 주로 찾는다.
김회장은 『과거에는 필요할 때만 작품을 찍어 그만큼 값이 비쌌으나 판화미술제를 열면서 부터 판화대중화의 길이 열렸고그에따라판화가격도 내리는결과를얻었다』고 말했다.
100% 신작품을 갖고 이 미술제에 참여한 갤러리메이의 노금숙대표는 『단순한 관람차원에서 벗어나 현실적으로 작품을 살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 시민들에게 매력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미술제에서는 「중국 목각판화의 흐름전」이 특별전으로 기획됐다. 중국 중앙미술학원과 중국미술관의 긴밀한 협조아래 명(明) 청(淸)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는 중국 목각판화의 진수를 일목요연하게 감상할 수 있다.
슬라이드 프로젝터를 이용해 영상과 현대음악의 만남을 시도하는 「멀티 슬라이드쇼」도 선보이고 있다. 이 미술제는 청주 예술의 전당(21∼30일)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