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덕기자] 대학시절 뮤지컬광들이 직접 뮤지컬을 만들었다.
연세대 음악동아리 출신의 뮤지컬마니아 40여명이 모인 뮤지컬 프로젝트팀 「변주」가 26∼30일 창작뮤지컬 「X라는 아이에 대한 임상학적 보고서」를 대학로 한복판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변주」는 문화상품의 젊은 소비자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생산자로 변신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뮤지컬과 노래 작곡에 미쳐 있던 물리학과(이동선) 식품생물공학과(최도인) 수학과(박천휘) 소속의 대학생 세명이 손잡은 것이 95년 12월.
국내에서 공연되는 뮤지컬은 빼놓지 않고 관람하던 이들 소문난 뮤지컬광은 96년 초 『뮤지컬을 보기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보자』는 뜻에서 「변주」를 구성했다.
이들이 벌인 첫 사업이 그해 연세대 축제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뮤지컬 영상감상회」.
「변주」는 또 기업체가 후원하는 「21세기 선발대」로 뽑혀 2주일간 브로드웨이와 일본의 뮤지컬산업을 견학하고 돌아왔다.
첫 작품으로 뮤지컬 「X…」의 제작을 결정한 이들은 3천만원 가량의 제작비 추렴과 배우 공개오디션, 음악과 무대미술도 자체 힘으로 만들어냈다.
이들의 첫작품인 「X…」(로이스 굴드 작 안경모 연출)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비밀로 한 채 길러진 X를 통해 우리사회 성차별의 현실을 우화적으로 보여준다는 내용.
독특한 주제를 담고 있는 덕분에 성차별없는 세계를 지향하는 「또하나의 문화」동인들이 후원하고 나섰다.
특히 「음악으로 쓰는 유쾌한 실험」을 내걸고 나선 이 작품은 대사따로, 노래따로 진행되는 대부분의 창작뮤지컬과 달리 대사없이 이어지는 27곡의 노래가 자랑이다.
이와 함께 슬라이드판 칠판 소도구 등 갖가지 소품이 내는 리듬까지 「귀에 들리는 모든 소리」가 극 전체를 이끌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 특징.
연세대 수학과 출신 박천휘씨(26)와 숙명여대 작곡과 출신 최경숙씨(25)가 작곡을 맡았다.
『뮤지컬은 예술과 산업, 그리고 과학이 행복한 결합을 할 수 있는데다 가무악을 즐기는 우리민족에게도 잘맞는 21세기의 문화상품이라고 믿는다』는 제작 기획자 최도인씨(27)는 『음악과 드라마, 메시지가 긴밀하게 결합된 새로운 차원의 뮤지컬을 만들어낼 작정』이라고 말했다.02―598―4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