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사찰의 사유재산 처분문제와 관련해 조계종 총무원장의 권한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유재산을 대여 양도할 때 소속단체 대표(조계종의 경우 총무원장)의 승인서를 첨부하도록 규정한 개정전통사찰보존법이 연내에 시행되고 불교조계종이 이달중 자체종법으로 사찰부동산관리법을 제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사찰 소유 부동산의 처분에 자율권을 누려왔던 일선 사찰 주지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개정전통사찰법은 지난 3월 17일 국회를 통과, 늦어도 9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 법은 전통사찰의 재산을 처분하려 할 경우 문화체육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 때 소속단체 대표자의 승인서를 첨부하도록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해당사찰의 주지가 문체부장관의 허가만 받으면 됐다.
이와함께 전통사찰의 경내지를 다른 법률에 의해 사용, 수용하고자 할 경우 문체부장관의 동의를 얻되 문체부장관은 소속단체대표와 협의하도록 했다.
조계종은 종단재산의 효율적인 보존, 관리를 목적으로 지난해부터 자체종법인 사찰부동산관리법의 제정을 추진해 왔다. 이법안은 총무원장의 승인없이는 사찰 단독으로 사찰소유 부동산을 처분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조계종총무원은 이법안을 오는 15일 임시중앙종회에서 통과시킬 예정이다. 총무원관계자는 『현행 조계종 예산회계법에 총무원장의 승인없이는 사찰재산의 매각 대여 등을 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으나 법적 효력이 미흡했다』며 『앞으로 전통사찰보존법과 사찰부동산관리법이 시행되면 약 2억평에 이르는 종단 부동산관리가 일원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종단내부에서 자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문제를 굳이 실정법화한 것은 문제일뿐 아니라 정부를 등에 업고 총무원이 전횡을 휘두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초 전통사찰보존법 개정안에는 총무원장 승인서 첨부조항이 들어있지 않다가 지난 연말 불교신도 출신 국회의원과 총무원, 문체부 관계자가 최종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이조항이 추가됐다』고 말했다.
〈김세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