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리를 찾아라」.
숨은 그림속에서 신출귀몰하는 월리. 「개구쟁이」월리같은 우리의 선생님이 있다. 서울 사대부고 김재준선생님(36).
학생들에게는 「월리 김」선생님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 큰 관심사다. 언제 「홀연히」 교실에 나타나 잠자고 있는 학생들의 머리가마 복판에 「666」이라는 「살벌한」 글자를 써놓고 사라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물론 본인은 「은하철도 999」라고 강력히 주장하지만.
학교 도서관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잠시 「단잠」에 빠졌다 일어나 보면 손목에는 「잠자는 사람, 월리로부터」라는 사인펜 낙서가 어김없이 쓰여있다. 김선생님은 학교에서 「춤선생」으로도 통한다. 학생들은 김선생님 특유의 「신종」춤을 「칼춤」 또는 「교통정리 춤」이라고 부른다. 손끝을 날카롭게 세우고 「사방을 찔러대는」 모습이 제법 날렵하다나.
자칭 미국의 인기배우 존 트라볼타라고 자부하는 김선생님. 그래서 존 트라볼타가 영화 「토요일밤의 열기」에서 입고 다녔던 「복고풍 백바지」를 80년대이후 지금까지 입고 다닌다.
김선생님은 컴퓨터에도 도사다. 웬만한 게임 디스켓에 암호를 걸어놔도 김선생님에게 걸리면 말짱 「도루묵」. 김선생님이 갖고 있는 암호해독 프로그램에 「정체가 탄로난」 디스켓이 한두장이 아니다. 수업시간 간간이 김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유익하고도 재미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알려주기도 한다.
그렇다고 김선생님이 훈육주임이나 레크리에이션 담당선생님은 아니다. 그저 사회과목 「열혈 선생님」일 뿐이다. 「즉흥연극」은 김선생님 수업의 하이라이트. 수업내용중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학생들이 직접 연극으로 실현해 보는 것이다. 얼마전 「18세기 절대왕정」을 공부하던 중에는 학생 「교황」과 「전제군주」가 나와 흥미진진한 「파워게임」을 선보이기도 했다. 김선생님은 「체험하는 것만이 최선의 교육」이라고 믿고 오늘도 온 몸으로 그 본을 보이고 있다.
〈이승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