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부친 金洪祚(김홍조·87)옹은 요즘 임기말을 맞은 김대통령이 끝마무리를 잘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간절한 새벽기도를 매일 올리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던 경남 마산시 회원구 회성동 김옹의 자택은 최근들어 찾는 이들의 발길이 뜸한 채 문이 굳게 잠겨 있다. 집 주위를 지키는 10여명의 의경들은 취재진의 접근을 일절 불허했다.
지난 8일 오후 3시반경. 한복을 입은 백발의 김옹이 2층 방에서 나와 담밖으로 몸을 내밀며 경비원으로부터 석간신문을 받아들었다. 이틀 꼬박 담밖에서 김옹을 기다린 기자가 재빨리 다가가 인터뷰를 요청하자 김옹은 두손을 내저으며 『몸이 안좋아서 얘기를 할 수 없다』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4년째 김옹을 수행하고 있는 문상호 비서관은 『김옹이 25일로 예정된 金賢哲(김현철)씨의 한보청문회 출석 등으로 심기가 불편하고 환절기라 몸도 안좋으셔서 교회에 나가는 것외에는 외출을 삼가고 있다』며 『대신 집안에서 청문회를 시청하거나 신문을 꼼꼼히 읽으면서 지내신다』고 전했다.
매일 오전5시경 자리에서 일어나는 김옹은 부인 李守南(이수남)여사와 함께 성경책을 펴놓고 새벽예배를 드린다. 오전 6시반경에는 김대통령으로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문안전화가 걸려온다.
측근들은 『김대통령은 주로 「안녕히 주무셨습니까」라고 건강에 대해 묻고 김옹은 임기말을 맞은 대통령에게 「유종의 미를 거두라」는 당부의 말을 한다』고 전했다.
김옹은 지난해 6월부터 평생 업으로 삼아온 멸치잡이를 휴업중이다. 나이가 들어 출어를 지휘하지 못하고 「돈을 줘도 예전만큼 자기일처럼 일을 하는 일꾼들을 찾아볼 수 없기」때문.
김옹은 최근까지 자동차로 20분거리인 멸치어장 인근의 마산시 합포구 수정교회에 다녔으나 요즘은 환절기라 몸이 안좋아 3주째 집부근의 서마산교회에 다닌다.
서마산교회 황삼수목사(55)는 『김장로는 주일 저녁에 이권사(이수남여사)와 함께 경호원 등 3,4명을 데리고 교회에 나온다』고 말했다.
김현철씨는 최근 측근과 청문회 대책을 협의하면서 사무실운영비 활동자금 등을 할아버지로부터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문비서관은 『김옹은 현철씨의 정치적 활동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어른께서는 현철씨에 관한 문제에 대해 별 말씀을 하지 않고 조용히 기도만 하면서 지내신다』고 말했다.
〈마산〓전승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