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와 다보」. 국회의 한보청문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불교판 한보사태로 불리는 「다보사태」가 이목을 끌고 있다.
다보사태란 불교방송(BBS) 경리부직원의 「공금 1백8억여원」 횡령 및 유용사건. 사건양상이 한보사태와 비슷한데다 불교방송이 서울 마포구 다보빌딩에 입주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지난 8일 종로구 견지동 불교회관1층 총무원에서 「불교방송 바로 세우기」공청회를 열고 각 종단 관계자들로 범불교대책위원회를 구성, 사건의 진상파악과 향후대책을 모색키로 했다. 이 사건은 지난 1월 송병욱상무가 베트남에 도피중인 김선도차장 등 경리부 직원 3명을 공금 횡령 및 유용혐의로 검찰에 고발함으로써 표면화됐다. 검찰은 현재까지 74억원을 횡령 또는 유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 4일 열린 불교방송재단이사회는 이사건의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임종하 이사장(승려)과 조해형사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자를 임명했다.
불교계 일각에서는 이 사건을 단순한 경리부정으로 보기에는 액수가 너무 많을 뿐 아니라 세 차례의 자체 감사가 실시됐으면서도 제대로 적발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불교방송재단 고위층과 결부된 조직적인 비리로 보고 있다.
경리부 직원은 「깃털」에 불과하며 불교방송을 사금고화해 거액의 자금을 주물러 온 「몸통」이 따로 있으리라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사라진 『공금이 지난해 11월에 치러진 중앙종회 의장선거의 선거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임종하 불교방송 이사장은 의장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었다.
구속된 경리부 직원 김현안씨가 『윗사람의 지시에 따라 한미은행 등에 비자금 통장을 개설, 비자금을 관리해 왔다』고 주장한 점도 이같은 의문을 부추기고 있다.
〈김세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