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원동의 「먹자골목」이 「마산 아귀찜」골목으로 변모했다.
서초구 신사역 주변과 잠원동 한미은행 뒷골목길에 10년전부터 마산아귀찜집이 등심구이집 등을 밀어내고 들어서기 시작해 지금은 10여집이 성업중이다(약도 참조). 이곳의 마산아귀찜집들은 저마다 마산원조본가 원조마산 원조신마산 원조참마산 마산방박사 원조마산할매 원조오동동마산 등의 간판을 내걸고 제각기 맛이 다른 아귀찜을 내놓고 있다.
모두 간판에 「원조」와 「마산」이라는 말을 붙이고 있으나 실제로 정통마산식 아귀찜을 내놓는 것은 아니다. 정통 마산식 아귀찜은 구덕구덕하게 말린 아귀로 찜을 하는데 양념을 많이 해 상당히 맵다. 마산아귀찜 골목이 형성되던 초창기에 정통마산식 아귀찜집들이 있었으나 서울사람의 입맛과는 달라 모두 문을 닫았다.
현재 성업중인 마산아귀찜집들은 서울사람의 입맛에 맞춰 말리지 않은 생아귀를 쓰며 아린 듯한 매운 맛이 없고 색이 고운 무주 진안 장수산 고추를 빻은 고춧가루를 양념으로 넣고 있다. 「원조」가 아니더라도 졸깃하게 씹히는 감촉과 얼큰하면서도 깨끗한 맛에 어느 집이든 손님이 많다고 한다. 맛이 그리 맵지 않은 탓인지 직장인들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로 찾아오는 사람들이나 일본인 관광객도 적지 않다고.
마산방박사아귀찜집 주인 방인태씨는 『음식점마다 맛을 내는 방법에 약간씩 차이가 나지만 좋은 식재료를 쓰고 친절하고 깨끗하게 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콩나물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재배업자와 계약해 공동구매하고 있다는 것.
가격은 아귀찜이나 아귀탕 4인분이 4만원, 홍어찜 홍어회 각 4만원, 꽃게찜 꽃게탕 각 4만5천원, 간장꽃게가 2만5천원이다.
대부분 새벽에 문을 열어 자정에 닫고 휴무일은 없다. 방박사 할매 본가와 마산집 등에는 전용 주차장이 있고 나머지 집은 1시간에 3천원을 받는 인근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조병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