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는 「생존하기 위해서」 「튀어보이기 위해서」 돈을 필요로 한다.
『친구들에게 소외당하지 않고 살아남으려는 거예요. 유행에 뒤지는 옷차림을 하면 따돌림을 당해요』
10대를 문화소비행태로 구분할 경우 「생존형」에 해당하는 서울 H중 최모양(14)의 말.
「생존형」은 「과시형」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과시형」은 또래집단에서 「튀기를 바라며」 유행을 선도하는 집단. 이들은 TV에 나오는 가수 탤런트 CF모델의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어느 하나 무심히 지나치지 않는다.
하교길에 만난 「과시형」 손모군(14·서울 B중)의 교복바지는 땅에 끌려 너덜너덜했다. 「발목바지」(길이가 짧아 신발을 덮지 않는 바지)는 「구리기」(유행에 뒤떨어지기) 때문.
집에서 받는 용돈만으로는 「생존본능」 「과시본능」을 충족하기 어렵다.하지만 이들은 현명하다. 굳이 비싼 유명 브랜드를 고집하지 않는다.
친구들 사이에 「튀는 차림새」로 유명한 이모양(17·서울 B여고)은 『예쁘고 개성이 있으면 그만이지 비싼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양의 머리핀은 학교앞에서 산 5백원 짜리, 치마와 블라우스는 이화여대앞 보세가게에서 2만원씩을 주고 구입했다.
때론 정말로 갖고 싶은 것이 유명 브랜드일 경우가 있다. 이때는 과감히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든다.
〈이명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