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레이스]속살 『살짝』일상옷 소재로 각광

  • 입력 1997년 4월 19일 08시 37분


「레이스 전성시대」. 화려함과 섬세함을 나타내는 소재인 레이스. 올 봄 거리에는 로맨틱 무드를 타고 레이스 물결이 몰려오고 있다. 백화점의 여성의류 매장들과 신촌 이대앞 등 일반 상가 의류점에는 레이스 소재 옷들이 빠짐없이 걸려 있다. 드레스 예복에나 주로 쓰이던 레이스는 최근 들어 원피스 재킷 블라우스 스커트 바지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일상 옷의 소재로 등장하고 있다. LG패션의 전영미패션정보실장은 『그동안 패션을 주도하던 미니멀 모더니즘이 올들어 눈에 띄게 퇴조하고 과거의 흐름을 다시 추구하는 낭만적 자연주의가 부상하면서 레이스 소재가 많이 선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지향의 스타일이 보여준 경직된 실루엣과 테크노 이미지에 싫증을 느낀 사람들은 부드러운 실루엣을 찾게 된다. 그 과정에서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는 레이스 소재의 사용이 두드러지게 됐다는 것. 속이 살짝 내비치는 독특한 그물효과가 우아함과 섹시함을 동시에 강조해주기 때문이다. 요즘 나온 디자인은 레이스를 옷의 일부에만 활용해온 예년 스타일과 구별된다. 레이스만으로 재킷이나 원피스를 만들어 입는 경우가 늘었다. 실크나 저지 등 다른 소재 위에 레이스를 덧대어 사용한 레이어드 스타일도 눈에 띈다. 빨강 천 위에 검정 레이스를 겹치는 등 서로 다른 보색계열로 매치시키거나 비슷한 색 계열로 은은한 분위기를 살리는 경우도 있다. 투 톤(two tone)효과를 나타내는 이중색깔 레이스 소재의 옷도 많이 선보였다. 이런 레이스를 쓰면 빛에 따라 색상이 다양해지면서 광택과 장식성이 더욱 강조된다. 레이스 소재 옷은 평상복이면서도 특별한 날 입는 예복같은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흐르는 듯한 실루엣이 장점인 레이스는 색상과 디자인의 선택에 따라 고상한 분위기 혹은 섹시 모드를 연출할 수 있다. 여성복브랜드 영우의 김태연디자인실장은 『젊은 세대라면 레이스 원피스를 입거나 투피스 위아래 모두 레이스로 입어도 세련돼 보이지만 나이든 여성이 레이스로 온통 휘감으면 자칫 번잡해보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중년 여성들은 레이스소재 탑이나 블라우스를 입은 뒤 다른 소재 재킷을 걸치거나 부드럽게 흐르는 느낌의 매끈한 천으로 된 스커트를 입어 조화시키는 등 단순하게 입는 것이 우아하게 보이는 요령이다. 〈고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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