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림출판사는 우리 전래동화를 모아 「까치 호랑이」시리즈(3권)를 냈다. 「반쪽이」 「이래서 그렇대요」 「호랑이와 곶감」 등 취학직전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게 꾸며진 이 책들에는 은근하면서도 구수한 우리 조상들의 화법이 곰삭아 들어있다.
『장기 한 판 뚝딱 이기고 장기 한 판 또 이기고 또…』로 풀어가는 이야기솜씨는 시간을 뚝 잘라 『장기 여러판을 내리 이겼다』로 표현하는 오늘날 우리 성급한 화법과 비교할 수 없다.
사건의 원인과 결과가 무시된 채 엉뚱한 이야기로 흘러가기도 한다. 그렇게 엉뚱하게 흘러간 이야기속에 또다른 세계가 꽃을 피운다. 덩굴을 따라 주렁주렁 박이 열리듯. 바로 우리 할머니들의 이야기솜씨다.
「반쪽이」는 팔하나 다리하나 눈 코 입 모두 하나뿐인 주인공이 형제들의 따돌림 속에서도 기지를 발휘해 예쁜 색시를 얻는다는 이야기. 혀를 빼물고 눈알이 팽글팽글 도는 「까치 호랑이 그림」의 호랑이 모습을 비롯, 민화적 수법으로 그려진 삽화가 재미있다.
「이래서 그렇대요」는 민화의 「단골 레퍼토리」중 하나인 동물 유래담을 담은 책. 『토끼 꼬리가 짧아진 이유를 아니』 『개와 고양이는 왜 사이가 나쁜지 아니』식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들이 바로 동물 유래담이다. 이 책에는 망둥이의 튀어나온 눈과 메기의 찢어진 입, 개미의 잘록한 허리가 생긴 이유들이 해학적으로 묘사됐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옛이야기 「호랑이와 곶감」은 색색으로 오려붙인 종이그림으로 삽화를 구성, 색다른 느낌을 준다.
〈유윤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