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민선 구청장들이 최근 잇따라 책을 냈다.
지난해 4월 서울시내 25개 구청장 공저인 「구청장, 구청장, 우리구청장」이 처음 나온 뒤 올들어서 △「살림 잘하는 남자」(金聖順·김성순 송파구청장)△「살기 좋은 강동으로 오세요」(金忠環·김충환 강동구청장)△「바보구청장」(鄭永燮·정영섭 광진구청장) 등이 잇따라 출간됐다. 「구정학」(區政學)이라는 새 분야가 나타난 듯하다.
이들 책의 대부분은 민선 지자체장의 경험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은 것들이지만 「뇌물」을 물리치는 법을 상세히 적은 독특한 책이 있는가 하면 순전히 홍보용으로 낸 듯한 책도 보인다.
「바보…」은 37년간의 공직생활 가운데 서울시 7개구청에서 17년간 구청장을 지낸 「직업 구청장」의 생생한 현장 경험담으로 엮어져 있다. 지난해 발간된 「이권 앞에 바보가 되라」의 후속편인 이 책은 어렵고 복잡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소개하면서 특히 구청장을 향한 뇌물공세를 차단하는 방법을 상술하고 있다. 그는 「공직을 베푸는 행위로 착각하면 욕심이 생기고 부조리를 낳는다」는 좌우명도 소개했다.
「살림…」에는 「임명직은 8시간 구청장, 민선은 24시간 구청장」 「구청장이 땀 흘리는 만큼 시민이 편안하다. 벌지 못하면 쓰지도 말라」를 내걸고 뛰었던 1년반의 애환이 담겨 있다.
서울시 최연소 구청장으로서 5백여일간의 경험을 에피소드 위주로 소개한 「살기좋은…」은 재미있으나 지나치게 업적을 나열한 감이 있다.
구청장 25명의 애환과 에피소드를 한데 묶은 「구청장, …」에는 「하소연」이 많은 것이 눈에 띈다. 「할 일은 태산같지만 돈과 권한은 쥐꼬리만하다」는 것이다.
2기 지자체장 선거가 내년 5월로 다가왔으니 구청장들의 책내기 경쟁은 더 뜨거워질 것 같다.
〈정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