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어미돌고래「고리」,『끝내 하늘나라로』

  • 입력 1997년 4월 27일 09시 33분


서울대공원 입장객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온 돌고래쇼의 여주인공 「고리」가 최근 숨을 거둬 서울대공원 사육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임신중임에도 강도높은 훈련을 받다 지난해말 사산(死産)한 뒤로 사육사의 말을 듣지 않고 먹이를 거들떠보지 않는가 하면 쇼를 기피하는 등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온 「고리」는 지난 19일 17세로 숨져 소각처리됐다.

대공원측은 「고리」의 사인을 만성 전신성쇠약과 급성폐렴이라고 밝혔지만 심리적 원인도 컸다는 분석이다. 연하(9세)의 「차돌이」와 사랑에 빠져 새끼를 가졌던 행복한 순간이 사산으로 박살났기 때문이다.

지난 86년부터 11년간 돌고래쇼의 여주인공 역할을 맡아온 「고리」가 숨짐에 따라 대공원은 비상이 걸렸다. 돌고래쇼는 새 돌고래가 수입되는 5월중순까지 당분간 「차돌이」혼자서 끌어갈 수밖에 없게 됐다.

한편 대공원측은 돌고래쇼 시작 전 오프닝쇼로 물개 두마리가 펼치는 「재롱이쇼」를 다음달부터 새로 선뵈기로 했다. 물개들은 지난 겨울에 갈고 닦은 △인사하기 △박수치기 △물구나무서기 △노래부르기 등 20여종의 재주를 펼쳐 보일 예정이다. 돌고래쇼는 평일은 3회(오전11시반 오후1시반 3시)공연되며 일요일과 공휴일은 오후 4시반에 한차례 더 열린다.

〈하태원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