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저녁 호암아트홀에서 내한 첫 공연을 가진 러시안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현의 집중력, 관의 치열함으로 상징되는 전시대 러시아 관현악단들과 사뭇 다른 빛깔을 보여주었다.
화사하면서도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음색으로 색다른 감흥을 심어주었고 모차르트 일색으로 꾸며진 프로그램은 우연인지 이 악단의 음색과 잘 맞아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첫곡인 「피가로의 결혼」서곡에서 긴장한 탓인지 플루트가 지휘와 틀리게 반응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활력있는 합주력과 탄력있는 소리를 들려주었다.
강윤주 피아노 협연으로 연주된 피아노협주곡 15번은 연주자의 고른 터치가 눈에 띄었다. 트릴과 장식적인 악구들을 매끈하게 헤쳐나간 강씨는 강약의 기복보다는 음사이의 밀고 당기는 원만한 호흡으로 곡상의 잔잔한 표현을 호소력있게 표현했다.
마지막곡인 교향곡 41번 「주피터」는 지휘자 정치용의 반듯한 설계가 효과를 잘 나타낸 곡이었다. 첫악장의 강건한 서두에서부터 마지막 푸가악장의 질풍같은 달려감에 이르기까지 지휘자는 거대한 신전과 같은 인상을 설득력있게 제시해주었다. 그러나 제2바이올린에서 두세번 합주력의 흔들림이 나타난 것은 의외로 느껴졌다.
〈유윤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