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튀고 보자니까요」.
무엇이든 온통 뒤바꾸고 싶어하는 10대들. 그들의 「튀고 싶어 하는」심리가 교과서에까지 이르렀다.
네모반듯한 교과서. 1318 세대의 손끝이 「톡」하고 건드리자 딱딱하기만 했던 수학책은 새롭게 태어났다. 새하얀 스프링을 치렁치렁 매달고.
요즘 중고생들 사이에선 스프링 제책이 인기다. 두꺼운 교과서를 나누어 노트처럼 스프링으로 철한다. 가벼워서 좋고 실용적이어서 좋다. 일단 멋있다. 뭔가 다르다.
스프링제책이 된 교과서. 이제는 더이상 교과서에 머무르지 않는다. 나로 인해 새롭게 부활된 책이다. 이음부분이 해질 염려도 없고 책장을 넘기기도 편하다.
서울 K중학교 김선민양(15)은 『남다르다는 하나만으로도 뿌듯하다』고 교과서 개조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교과서는 학교의 바이블. 지식의 전도사인 선생님들은 「스프링 성경」을 어떻게 생각할까.
『처음에는 보기 흉했어요. 왜 멀쩡한 교과서를 그렇게 만드나 싶었지요. 하지만 점차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휴대도 편하고 책이 더 오래 갑니다』 서울 N고등학교 서모교사(29)의 책꽂이에는 스프링을 매단 참고서 한권이 자리잡고 있다.
『아이들이 한다고 못할 것 있나요. 실생활에 도움이 되면 그만이죠』
스프링 제책은 값도 저렴한 편. 학교앞 문구점에서 손쉽게 할 수 있다. 비용은 권당 7백원에서 1천원 정도. 책이 「뚱뚱」할 수록 값도 오른다.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