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씨 中3때 담임 박주택씨]『내겐 소중한 제자』

  • 입력 1997년 5월 14일 20시 34분


서울 중대부중 朴柱宅(박주택·56)교사는 스승의 날을 맞아 지난 13일 30년 장기근속상을 받았다. 그러나 그의 표정은 밝지 못하다. 수심 가득한 얼굴로 교무실 창밖을 물끄러미 내다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제자가 잘못을 저지르면 그 제자를 가르치고 길러낸 스승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박교사는 지난 74년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차남 賢哲(현철)씨의 중학교 3학년때 담임교사였다. 학급 부반장이던 현철씨는 명랑한 성격에 운동을 좋아했고 졸업할 때는 3년개근상과 우등상을 탈 정도로 성실했다는 것이 그의 기억. 그 제자가 20여년 세월이 흐른 지금 국민의 지탄을 받고 공교롭게도 스승의 날인 15일 검찰에 소환돼 구속을 눈앞에 둠에 따라 박교사의 심정은 착잡할 수밖에 없다. 집안 경조사 때면 늘 찾아오고 스승의 날에는 잊지 않고 꽃을 보내오던 착한 제자였는데…. 『제자가 잘 돼야 힘이 나는게 선생 아닙니까. 현철이가 얼마전 TV로 생중계된 국회청문회에서 눈물을 흘렸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박교사는 30년간의 교단생활을 통해 제자들이 보내준 스승의 날 축하꽃다발을 앞에 두고 이렇게 쓸쓸하기는 처음이다. 『현철이가 대통령의 아들일 때 자랑스러운 제자였던 것처럼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저에게는 소중한 제자입니다.현철이가 이번의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보다 성숙한 사람으로 태어나길 빌 뿐입니다』 〈윤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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